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을 뒤엎고 금리를 두 달 연속 인하했어요. 깜짝 금리 인하 발표에 저 또한 놀랬습니다. 금통위가 있는 날에는 많은 기사를 작성해야 하기에 미리 기사를 준비해놔요. 이달에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발표하기에 금리 동결과 관련된 전문가 인터뷰를 준비해둔 뒤 경제성장률 전망치 기사 작성에 오히려 더 집중했죠.
하지만 금리가 발표되자마자 기자실에선 탄식이 흘러나왔어요. 저도 순간 기사를 잘못써서 내보낼 뻔했어요. 동결로 속보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0.25%p 인하라니. 실제로 이달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다수였지만 금통위 날짜가 다가올수록 인하 가능성이 조금씩 제기되기 시작했어요. '설마'했는데 진짜 금리가 내려 많이들 당황했죠.
이로써 기준금리는 3.25%에서 3.00%가 됐습니다. 지난달 11일 금리를 3.50%에서 3.25%로 내려 3년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이후 두 차례 연속 인하입니다.
1400원대 환율 고착, 가계부채·부동산 불안 등 우려에도 금통위가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린 것은 우리나라 경기와 성장 전망이 그만큼 어둡다는 뜻입니다. 경기를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저성장 고착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도 풀이됩니다. 실제로 한은은 이날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정부 출범 리스크 등을 반영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2%, 1.9%로 0.2%p 낮춰 잡았어요.
경기 전망이 부정적인 것은 우울하지만 금리가 인하됨에 따라 내 대출금리가 내려갈지 궁금해지네요. 10월에 한은이 금리를 내렸을 땐 금리 인하를 체감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었죠.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리면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란 생각에 은행에 근무하시는 분께 여쭤봤어요.
하지만 돌아온 답은 한 달 전과 비슷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대출금리를 내리는게 맞지만 현재 은행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이를 줄이는 것이 우선시되고 있기에 대출금리를 바로 인하할 수 없다고 하네요. 금리를 낮추면 가계대출이 또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이 연말까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에 금리 하락 효과는 곧바로 느낄 수 없을 듯 하네요.
심지어 최근 대출 문턱까지 높아져 금리가 인하됐음에도 불구, 대출을 받기 더 힘들어질 전망입니다. 현재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이 모두 비대면 대출을 막고 있어요. 은행권은 다주택자, 조건부 전세대출 등 대출 조건을 강화한 상태입니다.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는 순차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출금리가 내려가지 않으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내수 부양 효과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하고 있어요. 한은이 '깜짝 인하'를 단행했지만 결국 대출금리는 내리지 않고 예금금리만 더 떨어지는 형국이 됐네요.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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