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하며 저성장을 공식화했다. 앞서 2.0%를 제시한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보다도 낮은 수치다. 상당히 충격적인 숫자다. 한은은 주력업종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낮아지는 점을 반영해 성장률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의 귀환에 따른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중국 등의 대응을 가정한 최악의 상황에서는 내년 성장률이 1.7%까지 떨어질 것으로도 내다봤다. 한은 전망이 현실화되면 2년 만에 다시 1%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1%대 성장률은 사실상 저성장의 고착화를 뜻한다. 한은이 이날 금리인하를 선택한 것은 이같은 경제 하강속도를 늦추기 위한 판단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은 단순한 경기 둔화의 문제가 아니다. 생산 가능 인구 감소, 기술 혁신 정체,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규제, 불합리한 노동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경제 전반에 걸쳐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고령화·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는 경제 활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청년층 실업과 중소기업 경쟁력 저하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모양새다. 글로벌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도 중요한 변수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한국은 여전히 전통 제조업과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에 머물러 있다.

한은의 1%대 성장률 전망은 우리 경제가 직면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저성장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고착화된 현실로 자리 잡을 것이다. 더 이상 단기 처방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혁명적'이라 불릴 정도의 과감하고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화급하다. 유연하고 지속 가능한 노동시장을 구축하고, 디지털 경제와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정치적 리더십 강화도 중요하다. 대통령은 이해관계자의 반발을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한 때다. 혁명적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활력을 되찾아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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