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태운채 장시간 조치 지연…직원들도 수습 진땀
이틀째 내린 폭설로 국내 공항 운항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수십편이 결항하거나 지연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공항과 주요 항공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폭증하는 민원을 대응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공항에선 활주로 대설작업과 항공기에 쌓인 눈과 얼음을 제거하는 디아이싱(de-icing)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행기 안에서 수 시간째 대기하며 불편을 겪고 있다는 탑승객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항공기 결항은 111편, 지연은 31편으로 집계됐다. 또 한국공항공사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김포, 김해, 제주 등 전국 14개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중 30편(국내 27, 국제 3편)이 결항되고 11편이 지연(국내 10, 국제 1편)됐다고 밝혔다. 이날 결항은 김포 12, 김해 7, 제주 6, 대구 2편과 청주, 울산, 원주공항 각각 1편이 결항됐다.

전날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한 승객들 중 상당수는 비행기가 착륙한 이후에도 기내에 갇혀있다가 내릴 수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항공기가 폭설로 이륙하지 못하며 인천공항에 도착한 항공기를 댈 공간이 부족해지며 승객들의 하기(下機)를 위한 보딩브릿지를 연결하기 어려웠다.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탑승객 최모씨는 "출발 전부터 항공기 지연으로 대기했는데 공항 내 쉴 수 있는 공간도 확보되지 않아 많은 이들이 바닥에 앉아 있기도 했다"며 "10시간이나 기내에 갇혀 있도록 할거라면 그냥 결항을 시키는 게 맞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기상 악화 등의 사유로 승객을 기내에 태운 채로 장시간 조치가 지연된 항공편은 28편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항과 항공사 직원들도 현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상황 수습에 진땀 흘리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분 단위로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하는 데 분주한 상황"이라며 "차이가 있겠지만 재정비 작업을 마무리하는 데까지 적어도 2~3일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대설로 인한 항공편의 지연 및 결항으로 운항계획이 실시간으로 변경되는 만큼 공항과 항공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운항현황을 반드시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항공기 외에도 인천∼백령과 포항∼울릉 등 70개 항로에서 여객선 89척도 운행을 멈췄다. 이와 함께 도로는 전북 4개 구간과 전남 1개 구간이 폐쇄됐다. 양호연기자 hyy@dt.co.kr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양호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