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28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현재 3.25%에서 3.00%로 낮아진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11일 금리를 3.50%에서 3.25%로 0.25%p 내려 3년 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이후 두 차례 연속 인하다.

한은은 기준금리 연속 인하는 커지는 경기 둔화 리스크 탓이다. '트럼프 2기' 시대를 앞두고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인하 요인이다.

이에 한은은 금융시장 예상을 뛰어넘어 기준금리 연속 인하라는 긴급 처방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시장 참여자들은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봤고 인하 전망은 소수였다.

물가 지표만 보면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된 상태이기는 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2.9%) 이후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나타냈다. 9월(1.9%)부터는 1%대로 내렸고 10월에는 1.3%로, 2021년 1월(0.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0월 간담회에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과정은 이미 한 사이클이 끝났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은 11월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최근 한은이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를 핵심으로 하는 금융안정을 중시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한은의 태도에 변화 조짐이 감지됐다.

3분기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 이어 4분기 수출 실적도 크게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당장 내년 성장 전망에 경고등이 들어온 것이 결정적 계기로 보인다.

한은은 이를 반영해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 성장이 잠재 수준(2%)을 밑돈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정책 등으로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국내 주력 산업이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깔렸다.

한국 경제는 올해 1분기 이례적으로 높은 1.3%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2분기 -0.2%로 역성장한 데 이어 3분기에도 0.1%에 그치며 성장 엔진이 식어가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최근에는 특정 대기업 그룹이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이고, 부동산 신탁회사가 경영난에 빠지는 등 금융시장에서 심상치 않은 조짐이 돌출하기도 했다.

이에 한은이 '내년 1월은 너무 늦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2월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지만 한은은 올해 금통위 회의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한은은 이미 지난 8월 금리를 동결하면서 실기론으로 호되게 진통을 겪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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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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