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유임… 성과 부담감 확대
국내외 쇼핑몰 신규 출점 목표
슈퍼 등 식료품 특화 매장 전환

내년 롯데는 유통부문에 '안정'을 주문했다. 롯데그룹은 28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인 김상현 부회장과 주요 유통 계열사 CEO들을 유임시켰다. 안정적 기조 속에 새로운 본원 경쟁력을 강화하라는 지령이 떨어진 셈이다.

롯데유통군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 전략의 일관성을 유지하되, 올해 중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사업실행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롯데유통군 내부는 '수장이 안 바뀌었다'는 안도감과 함께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 각 사업부 성과에 대한 압박감이 뒤섞인 분위기다.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한자릿수 증가하고, 순익은 반토막이 난 상태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사업장인 백화점에선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3분기 대비 모두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수장 교체' 조치를 빗겨난 만큼, 내년에는 그만큼 성과로 '응답'해야 하는 부담감이 커진 셈이다.

이에 롯데유통군은 내년 본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카드를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키워드는 '타(타임빌라스)·그(그랑그로서리)·버(버티컬)' 강화다.

백화점은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새로움 쇼핑 경험을 고객에게 제시한다는 기조다. 이를 위해 새 쇼핑몰 브랜드 '타임빌라스'의 성공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은 매년 25%씩 매출이 성장 중인 잠실 롯데월드몰, 1년간 1000만명 방문·2800억원 매출 기록을 세운 베트남 하노이의 웨스트레이크의 성공에 힘입어 쇼핑몰에 과감한 투자 중이다.

롯데는 1호점인 수원점을 시작으로 오는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타임빌라스를 13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지난달 24일 그랜드오픈한 수원점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부사장(당시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이 직접 찾아 타임빌라스에 힘을 싣기도 했다.

수원점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인천 송도와 대구 수성, 서울 상암, 전주에 4개의 신규 쇼핑몰을 세우고 전북 군산점과 광주 수완점, 동부산점, 경남 김해점 등 기존 6개점을 쇼핑몰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쇼핑몰이 계획대로 늘어나면 롯데백화점 사업별 포트폴리오(매출 구성비) 중 백화점이 지난해 기준 75%에서 2030년 60%로 낮아지고, 쇼핑몰은 1%에서 30%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웃렛은 같은 기간 24%에서 10%로 조정될 전망이다. 이러한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2030년에 매출 6조6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롯데백화점의 목표다.

이와 함께 하노이 웨스트레이크의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에서도 신규 출점·위수탁 운영 등 다각도로 쇼핑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마트·슈퍼는 그로서리(식료품) 특화 매장인 '그랑그로서리'의 확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롯데마트에서 시작된 그랑그로서리를 롯데슈퍼로도 이식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롯데 슈퍼 도곡점(프리미엄푸드마켓 도곡점)을 '그랑그로서리'로 재단장해 선보였다.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은 400여평 규모의 매장 면적에 일반 롯데슈퍼 점포보다 약 30% 많은 5000여개의 식료품을 갖췄다.

롯데마트·슈퍼는 앞으로 상권 특성에 맞게 기존 할인점이나 슈퍼를 지속해 그랑그로서리 형태로 전환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이 이커머스 대비 확실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으려면 신선식품, 먹거리쪽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커머스들이 그로서리까지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만큼, 롯데마트·슈퍼는 그랑그로서리 전환 속도를 높여 식료품 부문에서 이커머스와 격차를 크게 벌여놓는 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쿠팡 천하' 속 네이버의 공격적인 사업 전개가 본격화하고 있는 이머커스에서는 버티컬로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뷰티, 패션, 럭셔리, 키즈 등 카테고리별 특화 쇼핑몰 카드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월간 롯데'처럼 계열사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차별화를 꾀할 전망이다. 여기에 티메프(티몬·위메프)발 미정산 사태로 인해 신뢰도와 안전성이 이커머스 플랫폼의 중요 지표로 부상한 만큼, 결제 투명성·신속성을 높이는 데에 집중해 티메프로부터 이탈한 셀러(판매자) 잡기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타임빌라스 그랜드 오픈 및 쇼핑몰 중장기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타임빌라스 그랜드 오픈 및 쇼핑몰 중장기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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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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