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가 내년 1월 출범을 앞두고 멕시코, 캐나다, 중국 등에 추가관세를 공언한 가운데 미국 통상전문가는 한국도 미국 핵심 어젠다에 적극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위원회는 28일 상의회관에서 김원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와 김건 외교통일위원회 간사를 초청해 제9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모인 경제계와 산학연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한미 통상관계 변화와 한국기업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무역실장을 지낸 케이트 칼루트케비치 맥라티 전무이사는'한미 통상관계 변화와 한국기업 대응'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 모두를 장악한 상황에서 트럼프는 강한 권한과 추진력을 얻었다"며 "공약은 취임 후 빠르게 실천될 것이고, 특히 대중국 관세율 60% 부과는 미국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은 만큼 신속히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견고한 한미 관계를 고려해 한국에 대한 보편관세 적용은 다소 회의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트럼프는 '기브 앤 테이크'가 철저한 사람"이라며, "미국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 장벽 완화,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미국이 관심을 가지는 어젠다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내년 1월 20일 취임 당일에 중국에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관세를 더 부과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는 대선 때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지만, 이날 발표한 추가 방침은 당시 공약으로는 언급되지 않았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쏟아져 나온 트럼프의 발언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편관세의 법적 근거와 관행이 미비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지만, 이미 1970년대 닉슨 대통령이 보편관세를 적용한 선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무역확장법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판단이 있을 때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는 점에서 중국에 대한 60% 관세 부과가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현행 보조금 정책에 대해서 하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업적인 반도체 육성법(CHIPS and Science Act)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에 대해 트럼프가 우호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하지만 연방의회를 통과한 법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바꿀 수는 없고, 연방정부의 보조금 정책의 수혜를 입는 지역 상당수가 공화당 지역구라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두 법의 폐기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김혁중 부연구위원은 명확한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대미 투자가 미국 경제에 이익이 되는 분야는 보편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요청하고, 한국과 미국이 함께 성과를 낼 수 있는 협력의제를 발굴하는 등 미국과 우리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 기업들은 이 자리에서 통상 현안과제로'통상협상 관련 민·관의 정보공유', '국방상호조달협정 체결','수출기업 지원처 다양화'등을 건의했다.
이날 한 기업인은 "미국 차기 정부의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인한 불확실성은 사업 추진에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파악하는 정보를 기업과 긴밀히 공유하고, 우리 기업이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부분을 강조하는 등 미국 당국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정부, 기업, 국회 간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이계인 대한상의 국제통상위원장은 "우리 기업들은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에 비슷한 도전을 경험했고 이는 큰 자산"이라며 "보호무역주의 상황에서도 투자 확대, 수출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성공적으로 대응했던 만큼 다가오는 변화와 불확실성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2기 통상 현안 대응을 위해 기업, 국회, 정부 간 '원팀'이 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고 대한상의 국제통상위원회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2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위원회 제9차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