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1년 만의 수장와 약 30%의 미등기임원 감축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이는 롯데케미칼이 스페셜티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혁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롯데그룹의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롯데는 28일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기는 내용의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그는 기초화학 중심 사업을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중심 사업구조로 전환하는 작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신임 총괄대표는 사업과 조직의 체질을 바꿔 롯데 화학군 전반의 근본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6년 롯데그룹에 합류한 후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PC사업본부장과 첨단소재 대표를 역임하며 포트폴리오를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강화하는데 기여했다.

또 이 신임 총괄대표는 첨단소재 대표로 재직시 글로벌 일류 스페셜티 소재 사업을 목표로 가전, 정보통신, 자동차용 소재에 대한 스페셜티를 추진했다. 최종 소비재 제조업체의 요구에 맞춰 스페셜티 소재를 생산해 범용의 롯데라는 오명을 벗고 적자에도 실적을 내는데 기여했다.

실제 그는 그룹 내 화학소재 전문가로 통한다. 고려대학교를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학국과학기술원 고분자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삼성종합화학에 입사 후 제일모직 케미칼연구소장, 삼성SDI PC사업팀장을 거쳤다.

롯데가 그를 새 수장으로 세운 이유 역시 화학사업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글로벌 석유화학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구조적 불황에 직면해 기초화학 중심의 전통적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중심으로 전환해야 생존할 수 있다.

올해 1~3분기 롯데케미칼의 누적 영업손실이 660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석유화학산업은 구조적 위기에 봉착하면서 이미 작년 연간 손실 규모인 3477억원을 넘어섰다.

이 신임 총괄대표는 화학소재 분야의 전문가이자 스페셜티로의 전환 경험이 있는 만큼 적임자로 선택된 것이다. 이 총괄 대표의 앞으로의 과제 역시 롯데케미칼의 경영 체질을 본질적으로 혁신해 흑자 전환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롯데케미칼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은 일선에서 용퇴한다.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재임 시 추진한 일부 인수합병(M&A)과 투자, 화학군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의 미등기 임원은 약 30%가 축소됐다. 올해 3분기 기준 미등기임원은 91명이지만 약 60명대로 줄인 것이다. 이는 롯데그룹이 각 계열사에 내린 임원 규모 축소 가이드라인 지침에 따른 것이다.

무엇보다 롯데 화학군은 13명의 최고경영자 중 지난해 선임된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LC USA 등 세 곳의 대표를 제외한 10명을 교체했다. 화학사업의 대대적인 혁신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려는 그룹의 의지가 역시 반영된 조치다.

한 석화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케미칼에 강력한 혁신과 변화의 요구를 전달한 것"이라며 "화학산업의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고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상황임을 강조한 조치"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롯데월드타워. 롯데물산 제공.
롯데월드타워. 롯데물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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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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