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만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와 수년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저커버그가 이번 만남을 통해 차기 행정부와의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앙숙 중 앙숙으로, 트럼프의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는 어떤 식으로 관계를 풀어갈 지 주목된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저커버그가 전날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기 위해 플로리다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마러라고에서 면담을 가진 뒤 리조트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메타는 성명을 통해 이번 만남을 "미국의 기술 혁신을 위한 중요한 순간"이라고 소개하며 트럼프 당선인의 저녁 초대와 차기 행정부의 핵심 측근들과의 교류 기회를 강조했다. 이어 "저커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커버그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에게 대선 승리를 축하하며 관계 개선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도 화답하며 대화는 원만하게 진행됐다.
이번 만남은 두 사람의 오랜 갈등을 해소하려는 저커버그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2020년 대선 당시 저커버그가 자신의 낙선을 위해 음모를 꾸몄다는 주장을 펼치며 "그는 교도소에서 여생을 보내야 한다"는 발언까지 할 정도로 적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공화당 내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들 역시 저커버그를 비판해왔다. 페이스북이 공화당 성향의 사용자나 게시물에 불공정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주장이 그 배경이다. 또한, 저커버그가 선거 관련 비영리 단체에 거액을 기부한 것 역시 공화당은 민주당을 돕기 위한 행위로 간주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저커버그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을 앞두고 최소 두 차례 전화 통화를 나눴으며, 암살 시도 사건 이후에는 "트럼프를 위해 기도하겠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