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정년, 부모의 죽음, 자녀의 독립, 노화의 시작…. 오십대의 평균적인 모습이다. 상실의 긴 터널을 헤매는 오십대에겐 '이제 무엇으로 삶을 채워갈 것인가'라는 마음의 문제가 중요하다. 34년간 기자로 일한 저자는 지인의 소개로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전문가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강은호 원장을 만나게 된다. 이후 약 2년간 편지와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내면의 근육을 키우며 인생의 두번째 홀로서기를 위한 걸음을 내디딘다.
50대의 우울함은 마냥 떨쳐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우리 무의식에서 보내오는 모스부호이기도 하다. "표현되지 않고 억압된 감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이는 생매장돼 묻혀 있다가 나중에 더 추한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한 프로이트의 말처럼 자신의 감정을 억누를 것이 아니라 그 심연을, 두려움의 실체를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자신의 내면에 자리한 감정과 생각의 다양한 겹과 결의 움직임을 인지해야만, 그 의미나 맥락을 전체적으로 살펴봐야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고 건강하게 두번째 인생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이 책은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오십대의 내면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인생을 지탱해줄 나만의 '미닝풀니스'(meaningfulness, 의미 있게 느껴지는 어떤 것)를 찾게끔 이끌어준다. 은퇴를 앞둔 이들이 가질 만한 갈등에 대해 프로이트를 깊게 공부한 강은호 원장은 때로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가깝게, 때로는 망원경으로 바라보듯 먼 거리에서 마음을 들여다본다. 부모 부양, 부부 관계, 자식 문제 등 오십대의 다양한 고민거리와 우울, 소외감, 상실, 분노, 외로움 등 내면의 풍경을 읽어가다보면 어깨를 짓누르던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강 원장은 삶의 전반기를 좌우했던 미닝풀니스를 오십 전후에 대개 상실하기 때문에 건강한 인생 후반기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유효 기간이 지난 미닝풀니스를 대체할 새로운 대상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책과 함께 '인생의 의미를 찾는 열두 번의 마음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바쁘게 달려오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내면 풍경을 재발견하게 되고, 한층 단단해진 마음으로 인생 후반전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될 것이다. 강현철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