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지급이 "부적절하다"고 밝히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직 보조금을 받지 못한 상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3.43% 내린 5만63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 주가도 4.97% 밀린 16만8300원에 마감하며 17만원선이 깨졌다.

시가총액 1·2위 종목의 주가 급락이 코스피 지수도 끌어내렸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7.30포인트(0.69%) 떨어진 2503.06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25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거세졌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3690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기관이 홀로 3000억원 순매수 포지션을 지켰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2812억원어치 팔았고, SK하이닉스 주식도 920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우선주(198억원 순매도)를 더하면 3930억원 순매도로, 코스피 전체 순매도 금액보다 컸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의 반도체법 관련 발언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법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공장 등에 투자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것이 골자다. 앞서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이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기업에 약속한 반도체법 지원금을 최대한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상무부가 반도체법 지원 대상으로 선정한 기업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직 보조금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의 산업 정책을 뒤집지 못하도록 보조금 수혜 기업과 합의를 마무리하고 관련 예산을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하려고 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인텔에 최대 78억6천600만달러를 지급한다고 발표했으며,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다른 기업과도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향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비벡 라마스와미가 러몬도 장관의 발언이 적절치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엑스에 "정권 인수 전에 지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문제 삼아 계약 취소와 환수 조치 등을 할 경우 그동안 반도체법과 IRA 혜택을 받거나 보조금을 예상해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의 사업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수년간 400억달러 이상을 미국에 투자하는 대신 최대 64억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38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면서 4억5000만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전일 트럼프 당선인 관세 발언에 이어 2기 주요 인사 발언에 시장은 재차 하락했다"며 "특히 라마스와미가 반도체법 보조금 집행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발 불확실성에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차별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당분간 관련 인사 발언과 정책 우려에 증시 흐름이 연동될 수 있는 만큼 차분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덧붙였다.김남석기자 kns@d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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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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