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혁 LX공간정보연구원 선임연구원
1985년도 영화 '백투더퓨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등장하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40여 년이 지난 지금 SF영화에서나 존재하던 비현실적인 상상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바로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의 도입이다.

UAM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특수항공기를 이용해 도심 상공을 오가며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는 미래형 교통수단이다. UAM은 심각한 도심 교통 문제를 피해 신속한 응급·재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별도의 활주로가 필요 없다는 점과 친환경성, 적은 소음 등도 강점으로 꼽힌다. 미래 신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UAM은 2040년까지 전 세계 814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있다.

UAM의 가능성은 세계 각국의 기술 경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은 ASTM, 유럽은 EASA라는 독자적 UAM 교통관리체계를 구축하며 새로운 시장에 대한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Joby Aviation과 Archer(미국), Volocopter(독일), eHang(중국) 등 각국 기업들은 독자적 UAM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UAM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과 기술적 발전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안전'에 대한 고민이다. 탑승자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UAM은 결코 시대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다. 도심 상공을 누비는 UAM이 미래 신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주변 환경 정보를 바탕으로 한 '안전한 하늘길'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열쇠가 바로 3차원 공간정보이다.

안전한 UAM 운용을 위해서는 기상, 전파, 장애물, 소음 등 운항 환경에 대한 정보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다양한 정보는 3차원 건물 모델을 기반으로 한 분석을 통해서 도출될 수 있다. 또한 UAM 관제와 모의운항을 위해서도 실감형 3차원 공간정보는 필수요소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지난 2020년 K-UAM(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로드맵을 발표하고 UAM 국가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남 고흥을 시작으로 한 실증사업을 통해 2025년까지 주요 도시의 3차원 공간정보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고양시 전역 268㎢의 3차원 공간정보 구축을 위한 사업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K-UAM은 대한항공, 한국공항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 등 47개 산·학·연·관이 참여한 국가협의체 'UAM 팀코리아'를 통해 구체화 되고 있다.

UAM 관련 연구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주관기관으로 18개 기관과 기업이 참여하는 국가 R&D 사업 '도심항공교통 가상 통합운용 및 검증 기술개발'이 대표적인 사례다.

총 연구비 270억원 규모의 국가 R&D 사업에서 필자가 속한 한국국토정보공사(LX) 공간정보연구원은 기상, 전파, 장애물, 소음 등의 분석을 위한 3차원 객체모델 구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UAM의 관제와 모의운항 등 각종 시뮬레이션을 위한 3차원 공간정보를 구축하는 연구다. 드론 기반의 영상 촬영을 통해 기존 항공사진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보다 정밀한 3차원 공간정보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구축된 고정밀 3차원 공간정보는 UAM의 안전한 운항 환경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기상 상황, 장애물 등을 고려한 정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전한 UAM산업 확대에 기여할 것이다.

우리나라 대도시권 시민들의 평균 출퇴근 소요 시간은 약 116분이다.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은 출퇴근 시간이며, OECD 평균인 28분의 5배에 달한다. UAM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도심교통수단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K-UAM을 통해 2025년 UAM 초기상용화를 앞둔 상황이다. 그러나 정확한 3차원 공간정보 없이는 UAM 운용 지원 정보의 생성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UAM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UAM용 공간정보의 구축 가이드라인을 작성하고 정확한 3차원 공간정보를 구축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HD 맵(고정밀지도)이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로 생성, 장애물 회피, 정밀위치 추정 등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듯이 3차원 공간정보는 안전한 UAM 운용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로 다가온 UAM 시대, 기술보다 중요한 것이 안전이다. 정밀한 3차원 공간정보는 안전한 UAM 시대를 열어갈 마중물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