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계몽주의 작가인 볼테르는 "신은 현재 여러 근심에 대한 보상으로 희망과 잠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잠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체적 휴식은 물론 꿈을 통해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욕구를 해소하고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할 뿐 아니라 뇌척수액에 있는 노폐물의 배출을 도와 치매를 예방하기도 한다.
잠을 통해 문제가 해결된 사례도 있다. 1846년 최초로 재봉틀을 개발한 엘리아스하우는 개발 마지막 단계까지 바늘에 실을 꿰는 방법 때문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에 창을 들고 달려오는 원주민에게서 도망치고 있었는데 창 날의 끝에 구멍이 있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재봉틀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현대인에게 잘 잔다는 것은 쉽지 않아 인구의 20% 이상이 수면장애 경험이 있을 정도로 흔하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수면장애로 치료받은 환자는 2018년 85만5000명이었지만 2022년에는 109만8800명으로 매년 평균 7.8%씩 증가했다. 실제로 음주운전 못지 않게 위험한 것이 졸음운전일 정도로 수면부족은 사고의 위험을 높인다.
수면 중에 코골이를 하거나 더 심해서 순간적으로 무호흡증이 동반되면 심장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코골이는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졌을 때 그 부위를 공기가 빠르게 지나가면서 주위 조직이 진동해서 생기는 소리다. 주로 비만이거나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음주 흡연에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심할 때는 일시적으로 숨이 멈추는 무호흡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져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으며, 낮에는 피곤해서 졸게 된다.
수면은 근본적으로 긴장을 풀게 하여 사람을 이완시키는 과정이므로 혈압과 맥박이 다소 감소하게 된다. 그런데 코골이로 인해 반복적으로 공기의 이동이 잘 안 되면 긴장감을 높이는 교감신경이 자극되어 혈압과 맥박이 증가하면서 심장에 부담을 준다.
이런 상황이 장기간에 걸쳐 반복되면 자율신경계가 교란되어 비정상적인 단백질들이 분비된다. 그 결과 염증이 증가하고 혈액이 잘 응고되며 인슐린에 대한 효과가 떨어지게(저항성 증가) 된다. 고혈압 환자의 30%에서 코를 고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단 10초만 무호흡증이 와도 혈액 순환과 산소공급에 문제가 발생한다.
수면 중에는 꿈을 꾸는 REM 수면과 꿈을 꾸지 않는 NREM 수면이 몇 차례 반복되는데, 꿈을 꿀 때는 특이하게도 긴장감을 높이는 교감신경이 자극되지만 근육은 오히려 이완이 된다. 이 상태에서 무호흡증이 오면 교감신경이 심하게 자극되어 더 많은 시간 동안 산소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 즉 꿈을 꾸는 상태에서 무호흡이 10초 이상 지속되면 심장의 손상이 증가하게 된다.
이런 수면 무호흡증은 미국 중년 남성의 34%, 여성의 17%가 해당되는데, 심혈관 환자를 대상으로 범위를 좁히면 40~80%로 크게 증가한다. 그 결과 심장병 중에서는 심방세동, 협심증, 심부전, 심정지 등이 흔히 유발된다. 당뇨 발생도 증가한다.
2022년 유럽심장병예방학회에서 협심증으로 스텐트를 삽입한 108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45%의 환자가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수면장애가 있었고, 이들을 4.2년간 관찰한 결과 연령과 흡연 유무 등의 다른 요소들을 배제해도 심장병 재발 위험이 1.62배가 높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2002년부터 2013년까지의 보험공단 자료를 기반으로 100만명을 분석한 결과 수면장애 환자가 고혈압이 1.47배, 협심증은 1.43배, 심부전은 1.36배나 높게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코골이 치료는 심장병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치료는 옆으로 잠을 자도록 하거나, 체중감량, 금주, 금연 등을 통해 위험인자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좁아진 부위를 넓혀주는 수술도 있으며, 양압치료기라고 하여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한 공기를 기도로 공급하는 기계도 있다. 이를 사용하면 무호흡증으로 인해 혈압이 오르는 것을 어느 정도는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