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이상거래 감시체계 강화
내년 상반기까지 예방안 개선
산업 발전 정책 균형 목소리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에 근접하며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원화 거래소의 감시체계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상자산 시장 거래대금이 증시 규모를 넘어선 만큼, 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이상거래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4일 한 방송에 출연해 "가상자산 가격이 단기간에 굉장히 급등하고 있고, 시장 자체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불공정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에 중점을 두고 면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연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감시 시스템과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 프로세스 등을 개선할 계획이다.

현재 거래소들이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격, 거래량 변동, 매매 유형, 시기별 시세상승률,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주문, 주문관여율 등을 고려해 이상거래를 적출하고 있다.

빗썸 비트코인 가격. [연합뉴스]
빗썸 비트코인 가격. [연합뉴스]


당국은 최근 가상자산시장 변동성이 심화하면서 현재 시스템이 걸러내지 못하는 이상거래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상자산 유통량이 늘어남에 따라 주문량이 많아져도 호가에 관여하는 비율이 낮아지면서 현재 이상거래 기준에는 잡히지 않지만, 이상거래가 의심되는 경우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가상자산 열풍에 국내 원화거래소의 24시간 거래대금이 30조원을 넘어서면서 이같은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하루 거래대금 20조원보다 10조원 가까이 많은 돈이 오가고 있지만,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이 시장 확대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현황 점검 이후 거래소들이 기존의 계량적인 기준 외 복합적인 요인을 검토해 적출 기준을 더욱 정교화하고 이를 내규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거래소뿐 아니라 금감원 자체 이상거래 적출 시스템도 개편에 나섰다.

당국은 거래소에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 강화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조사업무규정상 이상거래가 발생할 경우 이용자에 거래유의를 안내하고, 해당 이용자 또는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를 중지해야 하지만 최근까지도 거래소가 이상거래를 감지하지 못하고 이용자 보호 조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거래소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를 중심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 보완에 나서고 있다. 업비트는 이달 초 기존의 시장감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시장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했다.

빗썸도 불공정거래를 사전 차단하고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자전거래 방지 시스템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한편 투자자 보호 시스템 개선과 별개로 국내 가상자산 산업 전반의 발전을 위한 조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미국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글로벌 트렌드가 규제에서 완화로 바뀌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이용자 보호에 과도하게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이날 김 위원장이 "(가상자산과 증시) 두 시장을 놓고 보면 주식시장으로 돈이 와야 한다"고 말한 것도 우리나라 금융당국의 가상자산에 대한 여전한 보수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그는 "주식시장은 우리 경제 선순환에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다 인식하고 있는데 가상자산은 실질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트럼프 2기 정부 공약처럼 가상자산 산업을 육성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조금 먼 얘기"라며 "지금은 가상자산시장을 기존 금융시스템과 어떻게 연관시킬 것이냐, 그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우선"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10만달러에 달하고, 시장 거래대금이 주식시장을 뛰어넘은 산업을 여전히 과소평가 하고 있다"며 "단순히 투기상품이 아닌 산업의 가능성을 보고 시장의 발전과 이용자 보호를 함께 키워나가 우리 기업이 글로벌 산업을 리드할 수 있다면, 여기서 창출되는 경제적 이득은 국내 실물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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