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클라우드 3사 간 인공지능(AI) 시장 주도권 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양강의 AI 기술 경쟁에서 한발 뒤처졌다고도 평가됐던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앤스로픽과 밀착하며 클라우드 선두를 수성, 점차 삼파전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앤스로픽은 AWS와 고급 AI시스템 개발·배포를 위한 협력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아마존의 40억달러(약 5조6000억원) 규모 신규투자가 포함된다. 앞선 투자까지 합하면 앤스로픽에 투자한 액수는 총 80억달러(약 11조2000억원)에 달한다.
또한 양사는 '클로드' 등 앤스로픽 AI모델과 '트레이니엄' 등 AWS 자체개발 AI칩의 개발·최적화 관련 협력도 이어간다. 트레이니엄 칩에 직접 인터페이스하는 로우레벨 커널을 작성하고 있고, 새로운 기반모델(FM)도 이런 협업을 기반으로 훈련시킬 계획이라는 게 앤스로픽의 설명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긴밀한 결합으로 풀스택 경쟁력을 함께 높인다는 구상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총 130억달러(약 18조2000억원)를 투자한 MS가 클라우드 시장에서 맹추격을 이어가고, '알파고'부터 노벨상 수상까지 원조 AI강자인 구글도 틈틈이 기회를 엿본다. 하지만 시장 경쟁 구도는 그리 크게 바뀌지 않았다. 올해 3분기 점유율은 각각 AWS 31%, MS 애저 20%, 구글클라우드 11%다. AI 수요에 힘입어 3분기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지출이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한 840억달러(약 117조6000억원)에 이른 가운데, 특히 AWS와 구글클라우드의 성장률이 전년 동기보다 개선됐다고 시너지리서치그룹은 설명했다.
또 최근 멘로벤처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용 생성형AI 시장에서 오픈AI의 점유율은 지난해 50%에서 올해 34%로 줄어든 반면, 앤스로픽의 경우 12%에서 24%로 확대됐다. 다만 멘로벤처스는 앤스로픽에 투자한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올해 미국 기업들의 생성형AI 관련 지출이 138억달러(약 19조3000억원) 규모로 전년보다 500% 급증했다고도 밝혔다.
AWS와 앤스로픽의 협력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앤스로픽에 따르면, 구글 검색의 아성에 도전 중인 퍼플렉시티는 '아마존 베드록'을 통해 '클로드' 모델을 이용함으로써 2배 빠른 속도로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 유럽의회도 약 210만개 문서에 대해 검색·분석할 수 있는 챗봇을 '아마존 베드록'의 '클로드' 기반으로 구현해 연구시간 80% 단축을 이뤘다. 양사는 최근 정부·공공용 'AWS 거브클라우드'를 통해 '클로드'를 미국 국방·정보기관에도 공급하기 시작했다.
내년에는 AI 에이전트 분야에서 글로벌 클라우드 3사 간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MS는 최근 개최한 연례컨퍼런스 'MS 이그나이트 2024'를 통해 새로운 AI 에이전트 기능을 대거 쏟아냈다. 구글의 경우 AI에이전트 '자비스' 등을 조만간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AI 에이전트를 전면에 내세운 발표가 없었던 AWS와 앤스로픽의 경우 앞으로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편 앤스로픽은 이밖에도 400억달러(약 56조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일론 머스크의 xAI가 추가 펀딩에서 기존보다 2배 이상인 500억달러(약 7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므로, 더 경쟁력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앤스로픽의 목표치 달성은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선두주자 오픈AI의 경우 지난달 마무리된 추가 펀딩에서 기업가치를 1570억달러(약 219조8000억원)로 끌어올린 바 있다.팽동현기자 dhp@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