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로 또다시 고비에 직면했다. 공직선거법에 이어 이날도 징역형이 선고되면 사실상 사법리스크 극복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단일대오'를 유지하던 당 역시 심리적 균열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플랜 B'에 대한 논의까지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이날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을 선고한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이 대표가 경기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과거 벌금형이 확정된 '검사 사칭 사건'은 사실이 아니며 누명을 쓴 것이라고 말한 게 발단이다. 검찰은 이후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이 대표가 증인이었던 김 씨와 여러 번 통화한 뒤 유리한 증언을 청탁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이 대표는 김씨에게 "기억나는 대로,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고 했다며 거짓 증언을 하라고 시킨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심은 선고 형량 수위에 쏠린다.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당 안팎의 예상을 뒤집은 중형(징역 1년에 집행유에 2년)이 선고되면서, 25일 1심에서도 강도높은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정 구속형까지 예상하고 있다.

법조계와 여당의 예상대로 이 대표가 이번에도 피선거권 박탈형(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정치적인 치명상을 입게 된다.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친명(친이재명)계의 단속도 당내에 통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당 안팎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명(비이재명)계 활동에 동력이 실릴 수도 있다. 당장 비명계 전직 의원들의 모임인 초일회는 이 대표 선고에 따른 입장문 발표까지 검토하고 있다. 대권 잠룡인 3총(김부겸·정세균·이낙연 전 국무총리)·3김(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활동폭을 넓힐 수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여전히 '사법리스크'가 여러 건 남아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기소돼 있다.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문제도 재판을 시작한다. 무엇보다 선거법 위반이 최종심에서도 1심 형량이 유지되면 피선거권이 향후 10년간 박탈돼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국회법에 따라 의원직도 상실한다. 공직선거법 재판의 2·3심은 전심 판결 후 3개월 이내에 마쳐야하기 때문에 내년 중 확정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지난 대선 선거 비용 434억원도 반납해야 해 당내 동요가 극심해질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 사법리스크과 관련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온다"며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각종 논란과 의혹으로 지지율이 정체현상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이를 이 대표와 우리가 흡수하지 못하는 현실도 문제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무죄가 선고되면 이 대표는 선거법 1심 선고로 안게 됐던 사법리스크 부담을 덜고, 여권을 향해 반격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지도부와 친명계는 선거법 1심 선고가 '판사 개인의 돌출적이고 이례적인 판단'이었다는 주장 아래 항소심에서 뒤집을 수 있다면서 이 대표 리더십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자신의 실용주의 노선인 '먹사니즘'을 앞세워 중도 확장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친명계 관계자는 "무죄를 확신하지만 유죄가 나와도 이재명 체제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당내에선 사법부가 '정치 재판'을 하고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2차 시민행진'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2차 시민행진'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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