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대북협상가 발탁…김정은은 "미국과 갈 데까지 가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한 번 대화의 물꼬를 틀지 이목이 쏠린다.

트럼프 당선인이 2기 행정부 첫 백악관 수석 국가안보부보좌관에 대북협상 실무 담당자를 발탁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은은 22일(현지시간) 알렉스 웡을 수석 국가안보 부보좌관으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웡은 트럼프 당선인의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와 동아태 부차관보를 맡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북특별부대표로서 그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나의 정상회담 협상을 도왔다. 알렉스는 또 국무부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 시행 노력을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웡은 트럼프 1기에서 대북 외교 실무를 총괄했던 인물이다.

2018년 7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부 장관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후속조치를 협상하고자 평양을 방문했을 때 동행했고, 2019년 말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한 뒤에는 대북특별부대표로서 북미협상 실무를 맡았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웡을 재발탁한 것을 두고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자신의 대북외교 업적을 과시했던 트럼프 당선인이 재취임한 뒤 북한과 다시 정상외교에 나서거나 관계 개선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재집권하면 나는 그(김정은)와 잘 지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현 정세에서 북미 간 대화가 수월하게 재개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파병을 하면서 서방국과 거리감을 더욱 넓혔다.

김 위원장은 최근 북미 대화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 개막식 기념연설에서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입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대북)정책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후 북미 간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특히 "우리 당과 정부는 그 어떤 경우에도 자기 국가의 안전권이 침해당하는 상황을 절대로 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손으로 군사적 균형의 추를 내리우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임을 다시금 분명히 한다"며 비핵화 협상을 재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