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현지시간으로 20일 영국산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를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로 발사했다.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가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공격이었다. 영국 언론들은 스톰섀도가 쿠르스크 마리노 마을에 위치한 북한군과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군사시설을 겨냥했으며, 공격 대상이 지휘본부나 통신 센터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해당 지역에서 스톰섀도 파편이 발견됐으며, 미사일이 최소 12발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됐다.
스톰섀도는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공대지 순항 미사일로, 250km의 사거리를 갖췄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와의 확전을 우려해 본토 공격을 금지했던 영국이 제한을 해제한 첫 사례다. 서방 관계자들은 영국 정부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하기 위해 스톰섀도 사용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사거리 약 300km의 에이태큼스 전술 탄도미사일 사용 제한을 해제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1000일을 맞은 지난 19일 러시아 브랸스크 지역에 에이태큼스 6발을 발사했다. 미국은 에이태큼스에 이어, 대인 지뢰에 대한 사용 허가까지 내줬다.
이같은 서방의 무기 지원 강화는 우크라이나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논리가 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군의 후방을 타격하며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무기들이 가진 파괴력과 타격 범위는 단순히 우크라이나 방어를 넘어 전쟁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러시아의 반발을 키우면서 전쟁 격화를 초래할 가능성을 높인다. 군사적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전투의 강도와 범위를 한층 더 끌어올릴 것이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점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전술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여러 차례 암시한 바 있다. 이는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전쟁이 한층 더 격화될 경우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만에 하나 러시아가 본토 공격에 대응해 전략적 핵무기를 포함한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한다면 이는 제3차 세계대전의 전조가 될 것이다. 실제로 이날 러시아는 카스피해 인근의 도시 아스트라한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를 확인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한 작전에서 ICBM을 발사한 건 2022년 개전 이후 처음이다.
이번 ICBM 발사는 국제 질서를 흔들 수 있는 심각한 위협이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이미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ICBM의 발사는 이러한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키며 핵 위협을 현실화하고 있다.
물론 러시아가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핵무기 사용이 정말 심각한 도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이를 감수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영국 더타임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늘 그래왔듯이, 앞으로 무슨 일을 할지는 매우 예측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서방의 무기 지원이 우크라이나의 생존을 돕는 데 기여할 수는 있지만, 그로 인해 전쟁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확대된다면 이는 모두에게 비극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에 막대한 대가를 요구할 것이다. 행여 우크라이나 전쟁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제사회는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다.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이 마땅하다.
지금 이 순간의 선택과 행동이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는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당사국 간 대화를 촉진해야 한다. 중국, 인도, 튀르키예 등 중립적 위치에 있는 국가들은 중재자로 나서 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평화의 길은 멀고 험난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전쟁을 멈출 유일한 대안이다. 전쟁 종식에 필요한 것은 무기가 아니다. 전쟁의 고통은 모든 이들에게 상처를 남기지만, 대화와 타협은 미래를 위한 희망의 씨앗을 뿌린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