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비효율 개선 위해 IT 자산 관리 솔루션 '심플리' 개발 300여개 고객사 확보… 자산 실사 업무 1개월 만에 끝낸곳도
이지훈 셀파스 대표. 유진아 기자
이지훈 셀파스 대표
"기존의 IT 자산 관리는 엑셀을 통해 일일이 수기로 기록하는 방식 위주였어요. 하지만 이런 방식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기업 내 정보 유출이나 보안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자동화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합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만난 이지훈(사진) 셀파스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셀파스는 기업들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도입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 대표는 SaaS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음에도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체계가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SaaS 도입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SaaS 솔루션 자체를 관리할 체계적 도구가 없어 기업들이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었다"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해 기업들이 본질적인 비즈니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창업 계기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셀파스를 창업하기 전부터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대학 졸업 후 IT 및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으며 SaaS 산업의 가능성과 문제점을 직접 체감했다. 그는 "첫 번째로 참여했던 프로젝트는 기업용 소프트웨어였는데, 당시 기업들이 이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기술적으로 훌륭한 솔루션이어도 관리와 운영이 복잡하면 기업 입장에선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후 글로벌 SaaS 기업에서 매니저로 일하며 구독 관리와 IT 자산 운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이 대표는 "많은 기업이 SaaS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해 비효율적인 지출과 보안 문제가 계속 발생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 사업 아이디어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셀파스를 설립한 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는 "첫해에는 고객 수요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 몇 가지 기능 개발 방향을 수정해야 했다"라면서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더 나은 솔루션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 대표는 기업들의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IT 자산 관리 솔루션인 '심플리(SMPLY)'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IT 실물 기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심플리 디바이스(SMPLY Device)'도 내놨다. 심플리 디바이스는 기업들이 보유한 노트북, PC, 모니터, 키보드 등 모든 IT 실물 자산을 손쉽게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IT 기기 관리는 총무팀이나 인사관리 팀에서 일일이 수기로 엑셀에 기록하고 관리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실시간 관리가 불가능하며 IT 부서의 승인 없이 임의로 들여온 IT 자산으로 인한 기밀 누출이나 외부 해킹 문제는 기업의 주요 보안 과제가 됐다.
심플리 솔류션 자료 화면. 셀파스 제공
심플리 디바이스에서는 QR코드로 간단하게 기기를 등록하고 해당 기기의 소유자, 도입 시기, 기기의 사용 이력 등 관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체계적으로 HR 부서를 운용하지 못하는 초기 IT 기업이 수기로 관리하던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게 된 것이다.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외부 정보 유출, 해킹 등 다양한 보안 문제도 해결이 가능하다. 입사부터 퇴사까지 임직원 재직 사이클에 맞춰 IT 기기의 지급과 반납뿐만 아니라 기업이 구독한 SaaS 이용 권한의 통합 관리까지 가능하다.
셀파스는 국내외 기업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SaaS 관리 플랫폼(SMP) 분야에서는 기업의 구독 현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최적화된 구독 플랜을 제안하는 기능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를 높여준다. 이 대표는 "셀파스 솔루션을 도입한 고객사들은 연간 평균 20% 이상의 IT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며 "이는 기업들이 더 본질적인 업무에 집중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셀파스의 가장 큰 차별점은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로컬라이제이션과 공공기관 및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다. 이지훈 대표는 "국내 SaaS 시장은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들었지만, 그만큼 관리 부재 문제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시점"이라며 "심플리는 로컬라이제이션 이슈와 세금계산서 등 국내만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서비스를 최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성과로 셀파스는 창업 1년 반 만에 약 300개의 국내 고객사를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공공기관 및 중견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규모의 고객사가 셀파스의 솔루션을 활용해 IT 자산과 SaaS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대표적인 고객사 사례로 국내 중견 제조업체 A사는 심플리 디바이스를 도입해 기존에 6개월 이상 소요되던 자산 실사 업무를 단 1개월 만에 끝냈다.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그는 "일본은 SaaS 시장 규모가 국내보다 5배 이상 크고 디지털 전환 속도도 매우 빠르다"며 "국내 성과를 기반으로 일본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셀파스의 목표는 단순한 SaaS 관리에 머무르지 않는다. 심플리는 SaaS뿐만 아니라 IT 기기, 심지어 실물 자산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게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자산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그릇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기업의 자산 관리 효율을 높이고 비용 절감과 성장의 차이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