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윤석열 정부 2년 반 동안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시키고 국민 주거안정을 이뤘다는 자화자찬성 홍보자료를 내놨다. 재건축 규제 합리화 및 분양가상한제 완화, 신규택지 21만5000호 발표, 1기 신도시 재정비 등으로 국민 부담과 불편을 해소하고 품질 좋은 주택 공급기반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올들어 서울 아파트 값 폭등을 지켜본 국민들로선 어떻게 이런 자료를 태연하게 내놓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1월 둘째 주까지 무려 34주 연속 올랐다. 상승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선호단지에 대한 수요 및 신고가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 평당 평균매매가는 9395만원으로 1억원에 육박했다. 2013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다. 지역별 집값 격차가 벌어지면서 부동산 양극화 시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였는데도 국토부는 "일시적인 현상일뿐"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다가 선호지역 아파트 호가가 하루 1억원씩 뛰자 지난 5일 그린벨트까지 해제해 서울 서초구·의왕·고양·의정부 등 서울·수도권에 주택 5만 가구를 공급하는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았다. 그래도 집값 불길이 잡히지 않자 금융당국은 은행을 압박, 주택담보대출까지 틀어막는 비상 대책까지 동원했다. 그러자 이번엔 주택 매매 계약을 한 실수요자들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서울 아파트 가격이 이처럼 뛴 것은 정부의 무능 탓이 크다. 국토부와 금융당국은 부동산 시장 안정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에 따른 금융사 건전성 악화 대책 사이에서 내내 오락가락 정책을 펼쳤다. 어느 때는 정책금융을 대거 풀어 아파트 가격을 부추기더니, 가계대출이 급증 추세를 보이자 갑자기 정반대로 강력한 대출 억제 정책으로 돌아섰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선 원활한 주택 공급이 필수적인데 국토부는 '공수표'만을 남발했다. '임기내 270만채 공급'을 약속했지만, 주택 착공 실적은 평년의 절반도 안됐다. 제3기 신도시 개발도 하세월이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급하겠다는 5만호는 윤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29년에나 첫 분양에 들어간다. 이렇게 국토부가 '양치기 소년'이 돼가니 국민들과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것이다.
국토부뿐만이 아니다. 대통령실은 민간주도 시장경제와 건전재정 기조를 정착시켰다며 1인당 국민소득(GNI) 일본 추월, 물가의 안정적 관리의 성과를 냈다는 자료를 내놨다. 기재부는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높은 수출증가율로 대외 충격을 최소화했으며 국가 신용등급을 유지했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교육현장의 담대한 변화' '초등1학년 83% 늘봄학교 이용'을 성과로 내세웠다. 고물가와 양질의 일자리 감소, 내수부진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우롱하는 딴 나라 부처 같다. 가히 나쁜 상황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반성이나 책임이 필요 없는 긍정적인 상황으로 생각하는 중국의 작가 루쉰의 '정신승리식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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