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시동] 트럼프 공격적 관세 "경제성장 타격 우려"… 떨고있는 美기업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격적인 관세 공약이 오히려 미국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까지 나오는 가운데 미국 기업들은 관세 폭탄을 맞을 우려에 불안에 떨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세를 대폭 인상할 경우 고객들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요 기업의 경영진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면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언급에 대해 일단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관세 부과가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 세계 최대 수출국 중국에는 60%의 관세를, 나머지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도 10% 이상의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고 여러차례 밝혔다. 이는 미국의 무역 적자를 없애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국에 대한 60% 관세가 미국 인플레이션을 0.7% 포인트(p) 상승시킬 수 있으며 전반적인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0.3% p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관세가 점진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보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관세 충격' 효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기업인들은 트럼프가 미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도 이미 투자자 행사 등에서 관세 문제를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LSEG에 따르면 지난 9월 초부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1500 지수에 속한 약 200개 기업의 경영진들이 실적 발표 또는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관세를 논의했는데 이는 2020년 대선을 앞둔 같은 기간과 비교해 거의 2배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세스 카펜터 모건스탠리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약속한 관세들이 내년에 점차 이행될 것이란 모건스탠리의 기본 시나리오를 유지하고 "2026년부터 관세 조치들과 다른 정책들로 인해 미국의 성장률이 크게 낮아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모든 관세가 일시에 이행되면 미국 경제에 "커다란 부정적인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 관세가 상대국들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 성장에도 장애물이라는 점은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국가에서 들어오는 수입품에 10~20%, 중국산 수입품에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이러한 관세들의 구체적인 세부 내용과 이행 시기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주형연기자 jh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