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15일 10조원 자사주 매입 계획을 알리자 주가도 큰 폭 상승하는 등 주주들이 화답했다. 시장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확보와 함께 연말 인사 방향에 관심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5만3500원에 거래를 마쳐 전 거래일보다 7.21%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신저가를 경신하며 4만원선까지 내려간 주가가 하루 만에 반등 시키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끊어냈다.
전날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앞으로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기로 의결했다. 이 중 3조원은 3개월 내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8일부터 내년 2월17일까지 장내 매수 방식으로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를 각각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나머지 7조원 규모의 물량은 개별 이사회 결의시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활용 방안과 시기 등을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HBM 경쟁력 확보와 함께 엔비디아 공급 물량 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엔비디아 공급 관련 내용이 언급되자 일시적으로 3% 이상 뛰는 등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전날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와 2023·2024년 임금 협약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며 생산 리스크로 우선 해소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7만5000~9만원 선으로 보고 있다. 9만원 선을 넘긴 것은 2021년 1월이 마지막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컨콜서 "현재 HBM3E 8단과 12단 모두 양산 판매 중"이라며 "주요 고객사 퀄(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주요 고객사의 GPU 제품 난이도가 높아짐에 따라 차세대 HBM3E도 준비하고 있다"며 "HBM3E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내년 중 HBM4(6세대) 제품 개발과 양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HBM3E 실적 기여도와 이익 규모, 시장 침투 속도에 따라 주가의 회복 강도가 결정될 전망"이라며 "단기 실적 기대감은 낮아졌지만 악재가 대부분 반영돼 있어 하방 리스크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월초 대비 14% 이상 하락했다"며 "신규 진입자에 대한 우려와 수요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이 과격하게 반영된 측면이 강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대규모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은 3분기 실적 당일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게 있다. 가진 것을 지키려는 수성(守城) 마인드가 아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겠다"며 대대적인 쇄신을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