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계에 협력을 요청하며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기대감이 커졌지만, 내년에도 자국 물량을 싹쓸이하고 있는 중국과의 격차를 좁히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0일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해운·조선업 3분기 동향 및 2025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1~3분기 전 세계 누적 신조선 발주량 4976만 표준선환산톤수(CGT) 중 3467만CGT를 수주해 점유율 69.7%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872만CGT를 수주해 17.5%로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3년 치가 넘는 수주잔고에 따른 건조공간 포화로 선별 수주에 나선 것을 감안해도 중국과의 수주량 격차가 예상보다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한국의 연간 수주 점유율이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43% 점유율로 중국(41%)을 제치고 수주량 1위를 기록한 한국은 이후 자국 발주물량을 앞세운 중국에 2021년부터 3년 연속 1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신조선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1% 늘었지만, 한국의 수주 점유율은 2021년 37%에서 2022년 33%, 지난해 24%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한국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수주 점유율도 2021년 87%에서 올해 60%까지 떨어졌다. 2020년 카타르와 맺은 LNG 운반선 건조 슬롯 계약에 따른 발주 증가로 지난해 점유율이 80%까지 올랐지만, 이후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LNG 수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내년 신조선 시장에서 LNG 운반선 발주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발주량이 28.8% 감소한 4200만CGT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수주량은 950만CGT로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한때 글로벌 조선 시장을 이끌었던 일본이 우리나라에 밀리기 시작한 1990년대를 연상케 한다고 짚었다.

다만 당시 일본과 달리 연구개발 등 기술개발 능력을 줄이지 않은 만큼 반전의 기회는 있다고 봤다. 우선 LNG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 가스선에 집중된 수주 편중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국내 조선업이 기술력과 품질 면에서 중국에 경쟁력 우위를 가진 만큼 생산 부문에서 투자를 지속해 이러한 기술력을 다른 선박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산재 위험 요인을 제거하고, 이미지를 개선해 젊은 내국인 인재들의 조선업 진출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한화오션 LNG 운반선. [연합뉴스 제공]
한화오션 LNG 운반선.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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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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