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저해지 등 합리적 계리가정 도입 손해율 산출 시 연령 추세 반영 보험부채 할인율 최종관찰만기 30년 적용
[연합뉴스 자료사진]
보험회사들이 수익성에 유리한 무·저해지 상품에 대해 '자의적 가정'으로 '실적 뻥튀기'한다는 비판이 지속되자, 정부가 건전성 관리까지 고려하도록 개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경험통계가 없는 미래의 계리가정에 대한 합리적 방향성을 제시하며, 단계적으로 할인율을 조정하거나 손해율 산출 시 실질적으로 연령에 따른 추세를 반영화해 체계화하도록 했다.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개정 가이드라인이 거듭 나오는 가운데, 꾸준히 제기됐던 '고무줄 회계' 논란을 잠재울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제4차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회계제도 측면에서 학계와 업계·전문가 실무반에서 마련한 이 같은 최종 개선안을 정했다고 7일 밝혔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속가능한 보험산업을 위해서는 보험 회계에 대한 불신을 반드시 타파해야한다"며 "이번 개선 조치를 통해 보험회사가 계리적 가정을 합리적으로 산출하는 기틀을 마련하고, 산업이 장기적인 시계(視界)에서 성숙하는 토대가 확립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에 논의한 방안은 IFRS17 주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과 보험 부채 할인율 현실화 연착륙 등이다. IFRS17은 결산 시점의 시장금리를 고려한 할인율과 손해율, 해지율 등 최적 계리가정을 반영해 보험 부채를 시가평가한다. 계리가정은 개별 회사가 경험통계와 계약자 특성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추정한다.
이에 현행 산출방식의 적정성 논란이 꾸준히 이어졌다. 보험회사들이 자의적 가정을 사용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손익에 드러나지 않지만, 미래로 위험이 이연되고 누적된 위험으로 인해 미래 상황에 따라 건전성이 갑자기 저하될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번에 제도 개선에 나서며, 보험사들이 수익성에 유리해 대량 판매한 '무·저해지 환급형' 상품의 해지율 추정 방식을 손봤다. 완납시점 해지율이 0%에 수렴하는 모형 중 '로그-선형모형(실무상 수렴점 0.1%)'을 원칙모형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다만, 각 사의 경험통계 등 특수성으로 인해 다른 모형을 적용할 경우 한정된 모형 내에서, 감사보고서·경영공시에 다른 모형 선정의 특별한 근거와 원칙모형과의 보험계약마진(CSM) 및 당기순이익 등 차이를 상세히 공시하도록 했다.
무·저해지 환급형 상품의 경과 기간별 해지율 예시. [금융위 제공]
무·저해지는 납입 기간 중 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상품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해지율은 낮을 것으로 예상되나 경험통계 부재를 이유로 완납 직전까지 높은 해지를 가정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동안 이러한 비합리적 가정을 전제로 상품의 수익성이 산출됐고, 상품 '쏠림현상'이 심화했다.
금융당국은 손해율 가정 시에는 연령군별로 구분해 산출하도록 했다. 다수의 보험사는 보험 부채를 산출할 때 손해율 가정을 경과 기간과 담보별로만 구분하고, 연령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손본 것이다. 이 경우 연령에 따른 손해율 추세가 반영되지 않아 향후 보험 부채와 CSM 등이 부정확하게 산출될 소지가 있다. 이에 경험통계가 충분하고, 연령 구분에 따른 통계적 유의성이 존재하는 담보에 대해서는 손해율을 연령 구분해 산출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상해수술 담보 손해율은 30대(89%), 40대(103%), 50대(140%), 60대(186%) 등으로 연령별 추세 반영해 산출해야 한다. 단, 자사 통계가 충분한 경우에는 경과기간별과 연령별 손해율을 직접 산출하고, 직접 산출이 어려운 경우에는 경과기간별 연령합산 손해율과 연령별 상대도를 활용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해야 한다.
이 밖에 생명보험사들이 대거 판매한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해 추가 해지 상승에 대해 대비하도록 했다. 이 보험의 보너스 지급 시점 해지율을 최소 30% 이상으로 조정하도록 했다. 실제 지급 시점에 추가 해지가 대량 발생 시 유동성 부담과 당기손실 급증이 우려돼 합리적인 수준의 추가 해지를 반영하도록 개선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 부채 할인율에 대해선 내년 1월부터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최종관찰 만기를 30년으로 확대하되 3년간 단계적으로 적용하며, 금리 상황에 따른 시행 여건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계리 가정 가이드라인은 올해 연말 결산부터 적용하지만, 손해율 가정은 회사 내 결산 시스템 수정 등 물리적 한계가 있는 경우 내년 1분기까지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