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車에 보편적 관세 적용 예상
대중 견제 강화로 부품공급망 韓이 일부 대체할 듯
종전에 따른 방산 수요 감소…각국 국방비 증가는 새로운 기회

지난 9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유세에 등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지난 9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유세에 등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자동차와 방산 업계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철저한 자국 산업 우선주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기에 한국 기업의 대(對)미 수출길이 막힐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 완성차의 경우 글로벌에서 중국과의 경쟁 심화, 방산은 우크라이나 전쟁 축소로 글로벌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은 자국 산업 우선주의 ,대중국 견제강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지원 축소·폐지를 예고한 바 있기에 글로벌 자동차 산업 환경의 재편이 예상된다"고 7일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통상정책으로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를 내세운 바 있다. 한국은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 관세가 0%로 책정돼 있다. 보편적 관세가 적용될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 현지 업체들에 밀릴 위기다.

특히 현대자동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역대 10월 기준 최다 판매를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올 1~3분기 누적 전기차 판매도 현지 업체들을 제치고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보편적 관세가 적용될 시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관세와 더불어 IRA 축소로 인해 전기차 성장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일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전기차 전용공장(HMGMA) 가동을 시작했다. 점진적으로 속도를 늘리며 물량을 확대할 계획으로 판매량 증진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다만 HMGMA의 경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기)과 하이브리드차의 인기 등의 요인으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혼류 생산할 방침이라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 견제가 심화될 것은 기회이기도 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동차 부품 전반에서 중국을 배제하며 미국 내 생산을 요구하고 있다. 탈중국 자동차 부품 공급망의 일정 부분은 한국 기업이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은 적자 구조가 큰 산업에 관세를 추가로 높일 가능성이 있기에 대미 흑자 구조가 커지는 건 좋지 않다"며 "일본·독일 등 주요 대미 흑자국과 협력해 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고, 미 정부에 우리 기업의 미 진출, 투자 확대를 통해 고용과 경제 기여도를 강조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관(오른쪽) 한화그룹 부회장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인 스티븐 쾰러(가운데) 제독이 지난달 24일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함 정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김동관(오른쪽) 한화그룹 부회장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인 스티븐 쾰러(가운데) 제독이 지난달 24일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함 정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방산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 지원을 반대한 만큼 전쟁 종식으로 인한 글로벌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폴란드, 루마니아 등 우크라이나·러시아 인근 국가로의 수출을 확대하고 있던 K-방산의 수출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바이든 정부에서 강화됐던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인권침해국에 대한 수출통제가 완화될 경우 중동 시장에서 미국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K-방산이 관련국 수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가격 경쟁력과 기술 이전 등에 유리하기에 미국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을 전망이다.

미국의 '세계의 경찰' 역할 축소로 세계 각국이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방비 지출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또 다른 수출길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특히 방산분야에서 미국에 60% 이상 의존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자생력 강화가 예상되는 점도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EU가 역내 방산물자 조달을 추진하고 있으나 당장 그 수요를 전부 충족할 수 없기에 K-방산의 도움도 일부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의 수출도 아예 배제되진 않을 전망이다. 늘어난 국방비 지출의 수혜는 대부분 미국 업체에 귀속될 것으로 보이나, 최근 미군 고위 간부들이 잇따라 방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등 국내 방산 사업장을 둘러보며 호평한 바 있기에 현지 업체를 제외하면 유력한 후보군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LIG넥스원의 유도로켓 비궁은 지난 7월 미국의 해외비교시험(FCT) 최종 시험평가에서 6발 모두 명중하며 수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는 미 육군의 자주포 현대화를 위한 5개 후보 업체로 선정됐으며 이달 중 시험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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