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플랫폼사와 상생협력 강화방안 논의 네이버, 카카오, 쿠팡, 당근마켓 참여 이봉의 서울대 교수 '플랫폼 가치와 플랫폼 정책에 대한 단상' 주제 발표 "플랫폼 기업이 신뢰 받으면서 지속 성장하려면 사회적 책임을 다해줘야 한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6일 "경제주체들의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고 사회경제적 영향이 매우 커지면서 사회적 책임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플랫폼사와 상생협력 강화방안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 정신아 카카오 대표, 박대준 쿠팡 대표, 황도연 당근마켓 대표 등 주요 플랫폼사 대표와 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장, 플랫폼법정책학회장인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 교수가 참석했다.
유 장관은 "최근 고금리와 고물가로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소상공인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영업자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국내에서 10명 중 1명이 폐업을 하고 있다"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이 매출은 더 높고 폐업률이 더 낮다는 통계가 있다. 플랫폼이 소상공인의 판로확대와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면 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7월 발표된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살펴보면 일평균 매출액은 온라인 플랫폼 활용 상인이 110만원, 미활용 상인이 65만원이었다. 음식점업 폐업률은 활용 음식점이 6.9%, 미활용 음식점이 11.5%, 생활서비스업체 폐업률은 활용 업체가 2.7%, 미활용 업체가 9.6%였다.
이날 이봉의 교수는 국내에 경쟁력 있는 토종 플랫폼이 몇 개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에 훨씬 뒤져 있다면서, K-플랫폼이 디지털화 물결 속에 핵심 국가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게 법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플랫폼 규제 접근방식은 본질적으로 경쟁촉진과 공정거래다. 법안을 살펴보면 예외없이 '시장지배적 플랫폼'이라는 표현이 있다"면서 "이론상으로는 플랫폼 경쟁을 촉진하면 소상공인에 유리하고 이로운 결과를 내야 하지만 실제로는 일률적인 규제로는 경쟁을 촉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규제대상인 국내 플랫폼은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고, 규제 리스크를 회피하고자 보수전략을 쓴다면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혜택도 감소하게 된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규제로 인한 국내 플랫폼 역차별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해외 플랫폼의 국내 잠식은 시간 문제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주요 플랫폼 기업들은 현재 진행 중인 상생협력 활동 현황과 계획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중소상공인과 창작자들의 디지털 전환과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꽃'을 운영 중이다. '프로젝트 꽃'의 재원인 분수펀드의 누적금액은 6000억원을 돌파했다. 네이버는 앞으로 100만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솔루션 활용 역량을 높이는 대규모 'SME(소상공인·중소기업) AI 교육 프로젝트'에 5년간 6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과 온라인 마케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단골'을 진행 중이다. 전통시장 중심의 프로젝트인 '단골시장'에는 전국 154개 시장이 참여했다. 올해 새로 시작한 골목 상점가 중심의 '단골거리'에는 총 15개 상점가가 참여한다. 카카오는 이와 함께 카카오 선물하기 교환권 정산 횟수를 월 4회에서 10회로 확대해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고, 카카오톡 채널 메시지 발송 비용을 소상공인에게 지원(1인 30만원)하고 있다. 정부와 협업하는 '코리아둘레길'과 연계해 지역 수산어가의 판로 확대도 지원할 예정이다.
쿠팡은 전국 30여개 도시에 100개 이상의 물류시스템을 구축했다. 앞으로는 '과학기술·ICT 중소기업 전용관'을 신설해, 혁신적인 중소상공인 제품을 발굴하고 할인 프로모션 비용도 지원할 계획이다. 작년에 출시한 판매대금 빠른정산 서비스 대상도 오픈마켓 입점 사업자에서 로켓그로스(상품 보관·배송 등 대행 서비스) 입점 사업자까지 확대한다. 당근마켓은 비즈프로필, 당근사장님학교 운영 및 '당근 동네사장님 어워즈' 등의 행사를 열어 지역 가게와 주민을 연결하고 있다. '동네 일거리 박람회'를 개최해 지역의 건강한 일자리를 연결하는 등 중소상공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는 중소상공인 협·단체들과 정례적인 간담회를 개최하고 협력관계를 구축, 플랫폼 업계 전반에서 중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상생협력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앞장서기로 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과기정통부-플랫폼사 상생협력 강화방안 논의' 간담회에서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과기정통부-플랫폼사 상생협력 강화방안 논의' 간담회에서 이도규(왼쪽부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 황도연 당근마켓 대표, 박대준 쿠팡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장,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이봉의 서울대 교수, 정신아 카카오 대표,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사진을 찍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