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요 약화로 폭스바겐 휘청
현대차·기아, 일찍이 신시장 눈 돌려
中 공략도 이어가

중국의 저가 공세로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대대적 구조조정에 들어간 와중에 현대자동차·기아의 실적은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이 같은 실적 호조는 빠른 '탈 중국'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일 현대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8만200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11만8000대)보다 30.5% 줄어든 수치다. 시장점유율은 0.9%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기아는 2.8% 증가한 3만8000대를 판매했으나, 시장점유율은 0.4%로 여전히 바닥에 머물러 있다.

현대차는 2016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연간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어설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으나,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 등으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베이징1공장과 충칭공장을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현대차·기아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어차피 애국 소비가 대세가 될 중국 시장을 고려했을 때, 일찌감치 중국 사업 비중을 줄인 현대차·기아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이유에서다.

폭스바겐의 경우 올 3분기 중국에서 15% 감소한 71만1500대를 판매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판매량은 217만6000대로 지난해보다 7% 감소했다. 순이익은 15억7600만유로(약 2조3500억원)로 63.7% 줄어들었다.

반면 중국에서의 부진을 먼저 겪은 현대차·기아는 해외 신흥 시장으로 먼저 눈을 돌렸다. 현대차·기아는 인도, 인도네시아, 남미 등 글로벌 경쟁사들의 진출이 활발하지 않은 곳을 공략해 생산기지 건설, 현지 전략형 모델 출시 등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또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스포츠실용차(SUV),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지속 높이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로 전기차 성장이 예상되는 유럽에도 보급형 전기차를 출시하며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이 같은 다변화 전략에 힘입어 2022년 이후 2년 연속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에 이은 글로벌 톱3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와 폭스바겐그룹 간 판매량 격차가 지금은 100만대 이상이나, 현재 폭스바겐그룹이 비용 절감 문제로 공장 가동을 줄이는 점, 전기차 전환에 다소 뒤처진 점 등을 고려하면 향후 세계 2위로 도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인 중국 공략도 포기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지 전략형 모델과 고성능 차량 출시를 통해 판매량 증진을 꾀하고 있다. 특히 기아는 현지 전략형 전기차 EV5가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올 상반기 판매량을 늘리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임주희기자 ju2@dt.co.kr



중국 현지 전략형 전기차 'EV5'. 기아 제공
중국 현지 전략형 전기차 'EV5'. 기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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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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