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서 中 비중 높은 곳 잇따라 구조조정
EU의 고율관세 카드도 역효과 예상

폭스바겐 로고. EPA=연합뉴스
폭스바겐 로고. EPA=연합뉴스


중국이 자동차 시장에서 마치 황소개구리나 베스처럼 '생태계 교란종'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세계 시장의 절반에 이르는 강력한 내수에 힘입은 저가 공세와 애국 소비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 2위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이 직격탄을 맞았고, 부품까지 그 피해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공세를 뒤늦게 막겠다고 유럽연합(EU)은 고율 관세란 칼을 빼들었으나, 자국 완성차 업체들은 보호는 커녕 중국 정부의 보복 관세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1위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은 중국산 전기차의 저가 공세로 인한 비용 절감 문제로 사상 첫 독일 공장 폐쇄와 더불어 감원과 임금 삭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폭스바겐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올 3분기 이익이 42% 감소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근로자들에게 10%의 임금 삭감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폭스바겐의 위기가 세계 최대 완성차 시장인 중국 내에서의 경쟁력 약화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의 판매량 감소와 과잉 생산으로 인해 비용 절감이 시급해졌다는 분석이다.

폭스바겐의 3분기 중국 인도량은 전년 동기보다 15% 감소한 71만1500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구매율이 높은 중국에서 현지 전기차 업체들의 활약이 거세지자 내연기관차 중심인 폭스바겐의 인기는 반대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폭스바겐이 14년 동안 유지하던 중국 내 가장 잘 팔리는 브랜드 자리는 이제 현지 전기차 업체인 BYD의 차지다.

중국산 전기차를 견제하기 위해 최대 45.3%의 관세를 발효한 EU 집행위원회의 결정도 폭스바겐에게는 오히려 위기로 다가왔다. 폭스바겐의 글로벌 판매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가량이다.

중국이 보복 관세 조치를 취할 경우 중국 비중이 높은 폭스바겐의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실제 중국은 EU산 대배기량 내연기관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의 불황은 부품 업체에도 타격을 줬다. 특히 중국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저가 공세는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 업체 또한 마찬가지인 것이다.

세계 1위 자동차 부품 업체 보쉬는 올 초 자동차 부문 일자리를 2500개 줄인다고 발표했다. 보쉬는 지난해 전체 매출 중 20%가량을 중국에서 냈다.

중국 매출 비중(11%)이 미국(21%), 독일(18%)에 이어 3위인 콘티넨탈도 7000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하고 일부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유럽 현지에 생산공장을 늘려가며 유럽 시장마저 잠식하고 있다. BYD는 헝가리에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연간 2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며, 두 번째 공장도 고려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유통업체 '헤딘 일렉트릭 모빌리티' 인수도 추진 중이다.

당장은 고율 관세로 인해 판매량이 소폭 하락했으나, 현지 생산 등을 통해 이를 극복할 방침이기에 유럽에서의 영향력 확대는 뻔한 결말이라 볼 수 있다.

아르노 안틀리츠 폭스바겐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중국 경쟁사들을 보면 그들은 이미 유럽에 공장을 설립하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훌륭한 자동차를 만드는 방법을 알지만 생산 비용은 경쟁력과 거리가 멀다. 우리는 독일 공장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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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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