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닝 2사 만루. 안타 하나면 동점이거나 역전까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패기야구단의 에이스인 최대한 선수가 상대 편의 간판타자인 이상민 선수를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결국 11대 10으로 짜릿한 첫 승을 거머쥐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 출연 중인 유희관 선수가 감독으로 참여한 사내야구단의 경기 동영상을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SK온은 동영상에서 출범 후 첫 사내 야구단인 '패기야구단'의 결성 과정과 경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패기야구단'이라는 이름은 SK그룹의 경영철학인 'SKMS'가 반영된 이름이다. SKMS는 구성원이 행복을 추구하면 '자발적'이며 '의욕적'으로 '두뇌 활용'을 하게 되고, 이것이 외부로 발현되는 모습이 일과 싸워 이기는 '패기'라는 의미다.
SK온의 패기야구단은 서울, 대전 등 SK온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됐다. 유 감독은 오디션 내내 "SK온이 인재들이 많다"며 "(SK온에)오타니가 있다"고 잠재력을 인정했다. 이후 끊임없는 연습으로 팀워크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기가 화제가 된 이유는 유희관이 패기야구단의 첫 감독을 맡은 데다 'KBO 레전드'인 유희관과 최준석의 감독전이기도 해서다. 2013년 플레이오프와 준플레이오프 MVP에 나란히 올랐던 이들은 11년 만에 유튜브에서 감독으로 맞대결을 펼쳤다. 상대편인 뚱보야구단은 '뚱뚱한 사람은 운동은 못할 것'이라는 통념을 깨기 위해 최준석 감독이 결성한 팀이다. 팀원 전원이 100kg이 넘는다. "체중 100kg 이하는 무조건 방출"이다. 경기마다 "땅볼을 못 잡는다. 허리를 못 숙여서", "배를 어떻게 내밀죠? 이미 나와 있는데" 같은 위트 있는 해설로 인기다.
감독들은 경기를 앞두고 초반부터 뜨거운 신경전을 벌였다. 최 감독은 "(유희관에게) 한 수 가르쳐보겠다. 감독을 하겠다는 의지를 꺾어버리겠다"며 '초전박살' 의지를 다졌다. 유 감독 역시 "야구 인생에서 첫 감독 데뷔전이니 선후배 없이 멋진 승부 펼쳐보겠다. 긴장하라"고 선포했다.
경기는 한 편의 드라마를 방불케 했다. SK온 패기야구단은 2회에서만 빠른 발을 활용해 8점을 내며 여유 있게 앞섰지만 뚱보야구단이 강한 수비력으로 추격하며 끝까지 땀을 쥐게 했다. SK온은 마지막 이닝에서 1점 차를 지켜내며 첫 승을 거뒀다.
이 같은 SK온의 패기야구단 창단과 훈련 스토리를 담은 '무적의 Bat Lee' 콘텐츠는 공개 3일 만에 합산 조회수 35만회를 넘겼다. 'Bat Lee'는 SK온의 사업 영역인 '배터리'에 언어유희로 야구방망이(Bat) 의미를 담은 프로젝트명이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SK온이 참여한 콘텐츠인 만큼 전기차 활용법 소개도 빠지지 않았다. 경기 후에는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된 EV9의 V2L 기능을 활용해 구운 바비큐 파티로 서로를 격려했다. V2L은 전기차 배터리의 전력을 외부로 공급하는 기술이다. 뚱보야구단 선수들은 V2L 기능을 활용해 구운 바비큐를 먹으며 연신 "신기하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또 SK온 구성원들은 EV9을 직접 운전해보면서 "다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꿈꾸려면 (전기차의)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장점이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며 "성능 좋고 안전한 SUPEX 배터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실제 SK온은 구성원들에게 자사 배터리 탑재 국산 전기차 구매 시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며 전기차 대중화에 앞서고 있다.
SK온은 대기업으로는 이색적인 'B급 감성'을 바탕으로 한 동영상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댄서 '아이키'와 함께 임플로이언서(직원+인플루언서)를 찾는 공개 오디션 '슈퍼스타 박대리'를 비롯해, 밴드 'LUCY'와 협업한 전기차 배터리 버스킹 '신나는 밧데리 드라이브', '번개맨'을 초대한 인터배터리 홍보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제조업 기반의 B2B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구독자 수 17만을 달성했다.
SK온이 이 같은 프로젝트를 지속 진행하는 이유는 미래 시장의 주력 소비자가 될 MZ세대와의 유대감 형성을 위해서다. 향후 전기차 시장은 앞으로 배터리를 보고 전기차를 선택하는 B2C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SK온 관계자는 "고객사들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한편 미래 고객이 될 MZ 세대를 타깃으로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기업 이미지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SK온의 패기야구단 창단과 훈련 스토리를 담은 '무적의 Bat Lee' 콘텐츠. SK온 제공.
SK온이 최근 만든 사회인야구팀 패기야구단과 뚱보야구단의 경기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 캡처. SK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