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약물검사 강제 못해
검사 거부시 처벌도 없어
뒤처지는 낡은 법 "개정 시급"
국회서 잠자는 법안'

최근 몇년새 급속히 일상을 파고드는 마약범죄로 경찰이 사상 처음으로 '마약운전' 특별단속을 시작했다. 하지만, 운전자가 거부할 경우 처벌할 규정이 미비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일부터 자동차와 개인형 이동장치에 대한 마약운전 특별단속을 시작했다. 기간은 내년 1월 31일까지다.

경찰이 '마약에 취한 운전'을 단속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음주운전 의심이 드는데도 음주 감지가 되지 않거나 클럽·유흥주점 근처일 때 등에 한해 마약 투약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단속이 이뤄진다.

문제는 마약 간이검사에는 운전자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음주운전은 도로교통법에 따라 경찰관이 현장에서 강제 측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한 마약운전은 강제력을 동원할 법적 근거가 아직 없다.

경찰은 운전자 동의가 없더라도 일단 마약운전 정황이 확실하면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정밀검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운전자가 그사이 시간을 벌게 되고 법망을 빠져나가게 된다.

현재는 당사자가 체모나 혈액 등을 임의제출해야 약물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음주측정 거부가 처벌되듯 약물검사 거부도 처벌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회가 뒤늦게 법안 마련에 나섰지만, 속도와 절차가 지지부진하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지난달 4일 발의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개정안의 골자는 약물 측정 검사를 거부할 경우 음주 단속 거부와 마찬가지로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는 것이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동안 마약 범죄는 우리 일상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 마약 사범과 약물 운전 적발 건수가 동반 증가하는 추세다. 음주운전의 경우 '사회적 흉기'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지만 마약운전도 음주운전 못지않게 무고한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

대검찰청이 펴낸 '2023년 마약류 범죄 백서'를 보면 지난해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2만7611명이다. 2022년(1만8395명)에 비해 무려 50% 폭증한 수치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약물 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는 4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19년 58건, 2020년 54건, 2021년 83건, 2022년 81건, 2023년 91건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마약이 쉽게 들어와 우리 사회에 가까이 와있는데 법 규정은 옛날에 만들어져 시차가 생겼다"며 "쉽고 빠른 마약 탐지 기법의 개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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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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