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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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엇갈린 실적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국내증시에서도 반도체 관련 투자 심리가 약화하며 시장 전반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3%대 상승했다.

하지만 반도체 기업 AMD는 실적 실망에 주가가 11% 가까이 하락했다.

이날 AMD는 이번 분기 매출 전망을 72억달러~78억달러로 제시했는데, 매출 전망 하단은 월가의 예상치 75억5000만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AMD은 공급망 제약으로 강력한 인공지능(AI) 수요를 모두 소화할 수 없고, 개인용컴퓨터(PC) 시장도 예상보다 느리게 성장함에 따라 이번 분기 전망을 이같이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회계법인 EY가 감사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회계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 주가가 32.68% 폭락했다.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휘청이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도 1% 이상 내렸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와 브로드컴 주가도 각각 6.38%, 1.45% 하락했다.

이에 대해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슈퍼마이크로가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 중 한 곳이며 AI 채널 서버 제조 업체 중 규모가 있는 업체인 만큼 전반적인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이날 영향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날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콘퍼런스콜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3E)의 엔비디아 납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장중 한때 4% 가까이 상승, 6거래일 만에 '6만전자'를 회복했으나 결국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5만9200원으로 지난 15일 이후 종가 기준 6만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하루 만에 4.46% 급락해 18만원대로 주저 앉았다.

이번주 남아있는 빅테크 기업의 실적도 여전히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소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 아마존, 인텔 실적 등이 예정돼 있는데, 앞서 양호한 실적에도 부진한 가이던스 제시 등에 따라 주가 차별화가 나타난 만큼 결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실적과 미국 대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당분간 현 수준에서의 등락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투자자의 거센 매도세에 1%대 하락하면서 2560선을 내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593.79)보다 37.64포인트(1.45%) 내린 2556.15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8635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이 5651억원, 기관이 3294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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