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과기유공자로 국립묘지 안장, '연못정자' 현판식
유치과학자 출신..중공업차관보, 표준연 초대소장 역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31일 고 김재관 표준연 초대 소장을 기념해 조성한 '우정' 연못 정자. 사진=이준기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31일 고 김재관 표준연 초대 소장을 기념해 조성한 '우정' 연못 정자. 사진=이준기기자
10월 31일 대전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내 연못 정원. 청명한 가을 날씨 속에 운구 차량이 연구원 정문을 통과해 정원 쪽으로 들어왔다. 고(故) 김재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초대·2대 원장을 모신 운구 차량은 국립대전현충원으로 향하기 전에 49년 전 몸담았던 표준연에 도착했다. 운구 차량이 도착하자 연못 정원에서는 이호성 원장을 비롯한 역대 표준연 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우정'이라는 이름의 정자(亭子) 현판식이 열렸다.

우정은 고 김재관 초대 원장의 호로, '온 우주의 균형이 올바로 잡히다'는 의미다. 우정 김재관 박사는 1933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돼 뮌헨공대에서 기계공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에는 서독 철강회사인 데마그에서 근무하며 독일의 철강산업 발전상을 보고 '한국의 철강공업 육성방안'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 보고서는 1964년 당시 서독을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에게 전달됐고, 훗날 포항종합제철소 설립 기반이 됐다.

이후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설립 당시 18명의 유치과학자 중 유일한 독일 출신 과학자로 한국으로 돌아와 KIST 제1연구부장을 맡아 한국 최초의 종합제철소 건설사업을 주도했다. 그는 일본 기술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로 방식으로 철강을 생산하는 한국 최초의 일관제철소 '포항종합제철소' 설립 계획을 관철시켰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31일 대전 본원 연못정원에서 고 김재관 초대 소장을 기념하는 '우정' 연못정자 현판식을 가졌다. 표준연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31일 대전 본원 연못정원에서 고 김재관 초대 소장을 기념하는 '우정' 연못정자 현판식을 가졌다. 표준연 제공
이를 계기로 상공부 초대 중공업차관보로 임명됐고, 한국 고유 모델을 개발하는 자동차 산업정책을 만들어 현대자동차의 '포니' 개발에도 기여했다. 차관보에서 물러난 김 박사는 1974년 국가표준제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1975년 한국표준연구소 설립을 지휘했고, 초대 소장과 2대 소장을 맡았다.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한국의 독자적인 시간 표준인 '표준시'를 도입하고, 시간과 질량, 길이 등의 표준을 확립해 산업발전의 기틀을 놓았다.

지난 2017년 향년 84세로 별세한 김 소장은 지난해 과학기술유공자로 지정됐다. 이어 최근 국가보훈부 심의를 통해 과학기술유공자로 국립묘지 안장 자격을 받아 이날 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묘역(제52호)에 안장됐다. 안장식에서는 박연규 표준연 부원장의 약력 보고와 정낙삼 표준연 명예연구원의 추모사 등이 진행됐다. 유족 대표로 김 소장의 아들인 김원준 삼성글로벌리서치 대표가 참석했다. 표준연은 내년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고 김제관 소장의 부조상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호성 표준연 원장은 "고 김 소장님은 철강과 자동차, 국가표준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국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과학자이자 실천가였다"며 "표준연의 대표적인 휴식공간인 우정에서 자연과 함께 하며 마음의 평화를 느끼고, 새로운 영감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31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고 김재관 표준연 초대 소장의 안장식이 엄수됐다. 표준연 제공
31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고 김재관 표준연 초대 소장의 안장식이 엄수됐다. 표준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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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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