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고려아연은 일반 국민을 포함한 투자자들에게 주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개방적인 지배·경영구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 유상증자가 갑작스레 나온 소식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들여다보기로 했다. 금감원은 31일 이번 사태와 관련 긴급 브리핑을 가질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30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공개매수 결과와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 사항 등을 보고하고, 부의안건으로서 일반공모 증자의 건을 의결했다. 앞서 MBK측이 요구한 임시주총 소집 안건 등이 논의될 것이라는 예상이 유력했는데, '일반공모 증자 안건'이라는 유상증자 카드는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총 모집주식 수는 373만2650주로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소각대상 자기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 수의 20%에 해당한다.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물량 중 20%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하고, 나머지 80%는 일반 청약하기로 했다.

자금 조달 목적은 채무상환자금 2조3000억원, 시설자금 1350억원, 타법인 취득자금(신재생에너지 부문 신규사업투자) 658억원 등이다. 고려아연은 우리사주조합을 제외한 모든 청약자에게 총 모집 주식의 최대 3%(11만1979주)까지만 배정할 방침이다. 청약 기간은 12월 3~4일이며, 1주당 예정 발행가액은 67만원이다. 확정 발행가액은 일반공모 청약일 전 3~5거래일 가중산술평균주가를 기준주가로 해 할인율 30%를 적용한 후 최종 확정된다.

최 회장 측이 기습 유상증자를 단행한 배경은 MBK·영풍 연합의결권 지분율을 희석시키고 우리사주를 통해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증자로 MBK와 영풍 연합의 의결권 지분율은 43.9%에서 36.4%로 떨어진다. 최 회장과 백기사 베인캐피탈을 합친 지분율도 40.4%에서 33.5%로 줄어든다. 하지만 신주를 확보한 우리사주물량 3.4%가 최 회장 편을 들면 의결권 지분율은 36.9%까지 늘게된다. MBK 연합보다 0.5%포인트 앞서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이차전지 등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투자하고, 일부는 채무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1인당 청약 한도(3%)를 정해 놓은 것은 '국민기업'화를 추진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고려아연의 유상증자에 대해 영풍·MBK파트너스는 최윤범 회장의 '배임'에 해당된다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양측은 이날 자료를 내고 "최 회장의 유상증자 결정은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배임이라는 점을 자백하는 행위"라며 "이번 유상증자 결정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유상증자 공시 직후 고려아연의 주가는 하한가로 직행했다.장우진·김경렬기자 jwj17@dt.co.kr

장우진기자 jwj17@dt.co.kr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려아연 제공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려아연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장우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