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눈높이 외치며 개혁 드라이브
재보선서 텃밭수성 등 성과 있지만
당정불화·계파갈등 등 한계도 뚜렷
"현안 해결 능력 따라 평가 받을 것"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총선 패배 직후 변화와 쇄신을 바라는 기대심리 속에서 선출된 한 대표의 리더십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한 대표는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친윤(친윤석열)계의 견제에도 약 63%의 지지율로 당권을 잡았다. 윤석열 정권을 둘러싸고 커지는 부정 여론과 여소야대 국면에서 취임 이후 한 대표는 줄곧 '국민 눈높이'를 외치며 보수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결과 당정 지지율 동반 하락이라는 악조건에도 10·16 재보궐 선거에서 보수 텃밭인 부산 금정과 인천 강화를 지켜냈다.

다만 당내 장악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보여준 차별화 행보는 여권의 분열과 혼란도 함께 불러왔다. 특히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를 놓고 면담 과정에서 수면 위로 떠오른 윤석열 대통령과의 불화는 이 같은 우려를 더욱 키우는 요소로 작용했다. 한 대표는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 면담하며 김 여사 리스크 해소 방안을 제시했지만 사실상 거부당했고 남은 건 '빈손', '의전 홀대'뿐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들어서는 공개석상에서 당내 투톱인 추경호 원내대표와의 충돌도 감지되고 있다. 한 대표는 김 여사 리스크 해법 중 하나로 특별감찰관 추천을 꺼내들었지만 추 원내대표는 원내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계파 갈등도 한층 심화해 친윤계는 '정권 흔들기'라고 반대했으나 친한(친한동)계는 민심에 반응해야 한다며 한 대표의 손을 들었고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공개적으로 추 원내대표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 기간 한 대표는 원외로서의 한계도 드러냈다. 김 여사 리스크 해소를 위한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를 포함해 그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정국 현안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당초 추석 전 출범을 목표로 했던 여야의정 협의체는 아직까지 진통을 겪고 있고 당대표 후보 시절 약속했던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도 지지부진하다. 지난달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에서 합의한 '민생 공통공약 협의체'의 경우 여야 갈등으로 난항을 거듭하다 지난 28일에서야 출범했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서 한 대표의 역량 입증은 현재 앞에 놓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100일 사이 재보궐 선거가 치러졌고 각종 잠재적 갈등 속에서 소수 여당, 원외 당대표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의 행보만으로 한 대표를 평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표는 지난달 1일 이 대표와 11년 만에 여야 대표 공식 회담에 나섰고 조만간 2차 회담을 앞두고 있다. 민주당이 당정 갈등을 파고드는 가운데 한 대표가 이 대표와의 회담에서 어떤 전략을 취할지, 또 향후 정국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지에 관심이 커진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대표 취임 후 있었던 여러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한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할 수 있는 시간이나 여력이 없었을 것"이라며 "지금은 재보궐 선거가 끝난 데다 김 여사 관련 문제는 물론 논란이 일었던 대통령과의 면담, 특별감찰관 추천 등 풀어야 할 사안이 산적해 있기에 한 대표의 정치 행보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고 이를 토대로 평가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