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혼자 근무하면서 늘어난 업무량보다 매일 점심을 혼자 해결해야 하는게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점심 메뉴를 고민하지 않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대부분 간다는 그는 가격은 '6000원'으로 부담이 적지만 메뉴가 부실해 실망스럽다고 한다. 그래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밖에 나가서 먹으려고 하는데 점심시간 시작인 11시 30분보다 10분을 먼저 나가도, 웬만한 식당은 거의 차 있어 혼자 밥 먹기가 '눈치' 보여 다시 발길을 돌린다고 한다.
특히 가격이 1만원 이내의 '착한 식당'은 기본 20분, 최대 30분가량은 줄 서서 대기해야 하는데, 근무 부서가 달라지면서 동료들과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포기했다. 그는 식당에서도 혼자 점심 먹으러 온 손님은 은근 눈치를 줘서 잘 가지 않게 된다고 한다. 그는 그러면서 "꼰대 부장님, 꼰대 팀장님이 사주던 불편했던 점심이 그립다"라고 했다.
점심값이 1만원을 넘는 런치플레이션(점심을 뜻하는 런치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 합성어)이 장기화하면서 지갑이 얇아진 직장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젊은 직장인들뿐만 아니라 50·60세대에서도 편의점 매출이 크게 늘었다. 대한상공회의소 상품 데이터 분석기관 마켓링크가 편의점 4사 전국 1500개 점포 대상 '2024 상반기 편의점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30대와 40대 매출은 2022년과 비교해 각각 4.9%, 4.8% 늘었으며 50대와 60대에서는 각각 2022년 상반기보다 18.3%, 21.4% 증가하며 큰 상승폭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편의점의 식사 대용식 매출은 2년 전보다 17.6% 증가해 전체 편의점 매출 증가율 3.6%를 큰 폭으로 앞질렀다. 대용식 종류별로는 라면(24.7%), 국·탕·찌개류(23.4%), 도시락·즉석밥류(21.6%) 등의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체들은 점보 도시락, 대용량 컵라면 등을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며 가격에 민감한 외식 수요층을 공략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외식비를 아끼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음식점은 15만2520곳으로 1년 전보다 16% 증가했다. 전체 업종의 폐업 증가율(13.9%)보다 높았다. 올해 7월까지 폐업을 이유로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노란우산 공제금도 9000억원 규모로 1년 전보다 12.4% 늘었다.
전문가들은 직원 복지 확대가 업무 능률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은희 교수는 "구글 등 해외 기업이나 국내 유수의 일부 기업들을 보면 구내식당이 웬만한 레스토랑처럼 잘 갖춰져 있다"라며 "최고의 점심은 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이고 업무 능률도 향상 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차원에서는 직원들의 복지 개선을 위해 좀 더 힘써주고 정부 차원에서는 기업들에 세제혜택 확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