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가 시장 반영 의구심…농식품부 "11월초면 안정"
지난 25일 서울의 한 이마트에서 시민들이 김장용 절임 배추 예약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지난 25일 서울의 한 이마트에서 시민들이 김장용 절임 배추 예약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김장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배춧값이 출렁이는 데다 도매가가 시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한숨이 숙지지 않고 있다.

최근 배춧값이 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지난해보다 비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조사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포기당 7087원으로 1년 전에 견줘 39% 비싸다. 평년 대비로는 44% 높다. 평년 가격은 2019~2023년 5년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이다.

배추 가격은 유례없는 폭염에 가뭄이 겹치면서 여름철 생산되는 고랭지와 준고랭지 배추의 작황이 부진해 공급량이 크게 감소했고,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가을배추가 본격 출하되면 공급량이 늘면서 다소 안정세를 찾을 전망이지만 체감 가격은 여전히 높다. 10월 상순 가락시장 평균 도매가격은 배추 1포기당 9299원이었지만 하순에는 포기당 4761원으로 2배가량 낮아졌다. 김장이 시작되는 11월 이후에는 더욱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도매가가 재래시장 등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실제로 지난 24일 aT 조사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의 평균 배추 판매가격은 포기당 6733원인 반면 전통시장은 9448원이었다. 전통시장이 마트 보다 비싼 기현상이 벌어지자 소비자들의 불신과 불만이 크다.

또 물량이 여전히 부족하고, 상품성 높은 배추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김치업체는 일부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배송을 늦추고 있는 실정이다. '종가 김치'로 알려진 대상은 당초 자사몰에서 이달 중순이면 포기김치 판매와 배송이 정상화된다고 공지했다가 다음 달 초로 시점을 미뤘다.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풀리는 11월 초 수급 상황을 보고 조정해나가겠다는 의미다.

진풍경도 빚어지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김장용 절임배추를 박스(20㎏)당 최저 2만원대에 판매하자 영업 시작 전 고객들이 줄 서는 '오픈런'이 벌어졌다. 이마트는 지난 25일 시작한 절임배추 사전 예약 물량 7만 박스가 26일 오후 3시 30분을 기점으로 모두 소진됐다고 밝혔다. 최단기간 완판 기록이다. 지난해는 6만 박스를 대상으로 진행해 예약 4일 차에 마감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다음 달부터 배추 공급이 늘고 가격도 평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11월 물량이 많아지며 가격이 내려가고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락시장 평균 도매가격은 이달 상순 배추 한 포기에 9299원이었으나 지난 21∼25일 평균 4761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김장이 시작되는 11월 이후 더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달 중순까지 출하된 여름 배추의 결구(속이 차는 현상)가 부진해 상품성이 낮았으나 최근 출하되는 가을배추는 속이 꽉 찬 상품의 출하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가격 안정화와 더불어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나섰다. 김장철 성수기에 배추 2만4000톤과 무 9100톤을 시장에 공급한다. 또 유통사 할인 지원 행사를 병행한다. 마트와 전통시장 등에서 오는 12월 4일까지 농산물을 최대 40% 할인하고, 다음 달 20∼30일 새우젓과 굴 등 수산물을 최대 절반 가격에 판매한다.

세종=송신용기자 ssysong@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송신용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