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D.C.에서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달러화 등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하는 스테이블 코인의 국경 간 거래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에 나선다. 또 국경 간 가상자산 거래를 취급하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사전등록을 의무화한다. 코인을 악용한 탈세와 '환치기' 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기획재정부는 가상자산 관련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을 관계부처 간 협의·입법을 거쳐 내년 하반기 시행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테더 등 스테이블 코인이 많아지고 국내 주요 거래소에 상장되면서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한 국경 간 가상자산 거래가 늘면서 탈세나 자금세탁 등 불법 외환거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25일 기재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상반기 외국환거래법에 가상자산과 가상자산사업자에 관한 정의 조항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개정할 방침이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준용해 가상자산을 외국환·대외지급수단·자본거래 등에 포함되지 않는 제3의 유형으로 규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거래소 등 사업자는 국경 간 가상자산 거래를 취급하려 할 경우 사전에 등록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또 국경 간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매월 한은에 보고해야 한다. 보고 대상에는 거래일과 거래금액, 가상자산 종류, 송수신 관련 식별 정보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 같은 정보는 국세청과관세청·금융정보분석원(FIU)·금융감독원·국제금융센터 등에 제공돼 불법거래 감시·적발, 통계·분석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외환 거래의 경우 통상 사전에 거래목적을 확인하고 사후 개별 거래정보를 한은에 보고하게 돼 있다. 반면 가상자산은 외국환거래법에 정의되지 않은 탓에 거래 목적 확인이나 개별 거래정보 보고 체계가 없었고, 탈세 등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밀수입이나 환치기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환치기는 국경을 넘어 이뤄진 외환거래가 마치 국내에서 이뤄진 거래인 것처럼 위장하는 불법 외환거래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외환 범죄 적발 금액 11조원 가운데 가상자산과 관련된 규모가 9조원으로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G20 출장기자단 간담회에서 "가상자산을 활용하는 국경 간 거래를 제도화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가상자산 사업자가 실제로 거래하는 것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추후 가상자산 거래 제도화 여부는 기재부 등이 참여한 가운데 11월 출범하는 금융위원회 주도 가상자산위원회에서 본격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