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한 최태원 회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제공 / 연합뉴스]
지난 1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한 최태원 회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제공 /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D램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가 드라마틱한 경영 역사를 썼다. 지난 3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를 돌파한 것이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7조573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무려 93.8%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7조300억원으로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6조4724억원) 기록을 6년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해 연간 7조7303억원의 영업손실에서 드라마틱한 전환이다. 특히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익은 부동의 1위였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사상 첫 추월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냉혹한 기업 경영의 세계에서 혁신이 없으면 한 순간에 추락할 수 있다는 점을 극명히 보여준다.

SK하이닉스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임직원들의 피땀이 근본 동력이겠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역할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최 회장은 미래를 보는 안목과 오너의 뚝심으로 반도체 사업 참여를 선언, 마침내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부문에서 세계 '원톱'으로 올라섰다. 최 회장은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 반도체 사업 참여를 밀어붙인 이병철 고(故) 삼성 창업주처럼 지난 2012년 당시 천문학적 적자로 휘청거렸던 하이닉스반도체를 3조4267억원에 전격 인수했다. 정유·석유화학과 통신 위주 안정적 사업에 안주했던 임직원들의 반대가 거셌다. "반도체의 '반'자도 모르는 사람이 엄청난 돈이 드는 사업에 뛰어들어 그룹을 말아먹게 생겼다"는 비난도 높았다. 하이닉스반도체는 LG반도체가 전신으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빅딜' 구조조정 일환으로 현대전자로 넘어갔으며, 이후 경영악화로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연간 2000억원대의 적자를 내고 있던 시절이었다. 최 회장은 인수 직후부터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매년 조 단위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고, 업황이 좋지 않아 글로벌 반도체업체들이 투자를 줄이는데도 2015년 M14를 비롯해 신규 공장도 잇따라 지었다. 그 결과 2013년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 반도체 분야 1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본사인 이천캠퍼스를 찾아 수시로 현안을 점검하고, 엔비디아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 CEO들과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서도 직접 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HBM 등 AI 관련 사업에 82조원을 투자하는 등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의 성공 스토리는 기업가 정신의 승리 스토리다. 불확실성에 도전, 혁신으로 새 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는 기업가정신은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곳곳이 정체되고 있는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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