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활용·우호지분 추가 고려
국가핵심기술 선정 등 변수 적용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23일로 종료되면서 이후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 시나리오에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우선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가 공개매수 과정에서 시장교란 행위를 한 만큼, 이들이 취득한 지분 5.34%가 적법하지 않다며 법적 소송을 예고했다.

고려아연은 또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를 활용하는 방안과 추가 우호지분 확보 카드도 고려하고 있다. 국가핵심기술 선정 등도 경영권 분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최 회장과 고려아연은 23일 공개매수 이후에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영권 방어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22일 서울 종로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사주 활용 여부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현재 2.4%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자사주는 전량 매각한다는 방침이지만, 남은 자사주에 대한 매각 의무는 없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이를 우호세력에 넘길 경우 의결권이 부활하게 된다. 고려아연은 이 외에도 자사주 의결권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후 양측의 의결권 지분율 격차가 2.5%포인트(p)가량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 모두 과반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선은 내달로 예상되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총은 한층 더 치열한 표 대결이 예고된다. 이번 공개매수의 경우 시간이 촉박했지만, 내년 3월 주총까지는 6개월여 시간이 남아 있어서다. 이에 따라 양측 모두 백기사 영입 등을 포함해 추가 지분확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의 경영권 분쟁은 지분율 1~2%포인트 싸움"이라며 "이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1000억~3000억원 수준이다. 시간이 주어진다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범위 아니겠느냐"라고 귀띔했다.

박 대표는 추가 우호지분 확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양측 모두 과반 확보를 못한 상황이고, 지분격차가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개매수 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위험을 고려해 연구하고 검토하고 있다.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려아연의 국가핵심기술 선정 여부도 관건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일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를 열고 고려아연이 보유한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사하기로 한 바 있다. 고려아연이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인정되면 외국 기업에 매각할 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박 대표는 "(국가핵심기술 신청과 관련해)1차 검토는 했다고 들었다. 2차 검토를 위해 자료 요청, 분석 요청을 받아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며 "기술 자체가 국가기간산업으로 개발된 것인 만큼 희망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갖 불확실성과 혼란을 불어넣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해 고려아연 대신 MBK의 공개 매수에 응하도록 유인한 것은 주가조작, 사기적 부정거래 등 시장 교란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며 "저들이 해온 행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MBK 연합에 대해 시세조정과 시장교란 의혹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우진 기자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MBK 연합에 대해 시세조정과 시장교란 의혹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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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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