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사, 마음 심, 스스로 자, 쓸 용. 자기 마음을 스승 삼아 스스로 쓴다는 뜻이다. '사심'(師心)은 자기 생각은 언제나 옳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느 정도 자신이 붙어 "이 정도면 되겠지"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자용'(自用)이라 한다. 이렇게 사심과 자용의 늪에 빠지면 남의 말은 듣지않고 자기 주장만 고집하게 된다. 자용즉소(自用則小), 강퍅자용(剛愎自用), 강려자용(剛戾自用) 등이 일맥상통하는 사자성어다.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시대 북제(北齊)의 문인 안지추(顔之推, 531~591)가 저술한 안씨가훈(顔氏家訓) 문장(文章)편에서 유래했다. 책에서 안자추는 '신물사심자임 취소방인야(愼勿師心自任 取笑旁人也)'라고 조언했다. '자신 생각만 믿고 마음대로 하다가 주위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하지 않도록 신중하라'는 글이다. 그러면서 안지추는 좋은 글을 쓰려면 먼저 친구와 의논해 비평과 수정을 가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국문학의 비조(鼻祖)'라 불리는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가 인조 22년(1644년) 2월에 올린 상소에도 '자용'이란 단어가 나온다.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묻기를 좋아하면 여유가 생기고, 자기 소견대로만 하면 작아진다'(好問則裕 自用則小)고 하였으니, 원하옵건대 전하께서는 스승을 스스로 잘 얻도록 하소서." 그러나 인조는 이에 답하지 않았다.

정치인이 가장 피해야 할 것이 독단과 불통이다. 독단과 불통이 반복되면 국정은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이미 우리는 역사를 통해 정치인의 '사심자용'이 얼마나 큰 화를 불러왔는지를 잘 알고 있다. 성인(聖人)이라는 공자(孔子)도 '불치하문'(不恥下問,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함)의 태도를 유지했다. 스스로의 한계를 통 크게 인정하고 소통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인에겐 최고의 덕목일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영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