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회가 16일 국정감사 관련 증인·참고인 채택을 두고 여야 충돌 끝에 파행했다.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운영위는 야당 주도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게이트' 핵심인물인 명태균씨 등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운영위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인권위원회 등을 상대로 진행되는 국정감사에 부를 증인과 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을 상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야당이 신청한 김 여사와 친오빠 김진우씨를 비롯해 대통령실 총선 공천 및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강혜경 씨, 김대남 전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재명 대표와 김정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가족인 문준용씨와 문다혜씨 등 여당이 신청한 증인은 채택되지 않았다.

여야는 각각 서로가 신청한 증인이 국정감사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여당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토론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요청한 증인 35명 중 단 한 명도 받지 않았다"며 "대통령 배우자를 포함해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 경호처 수행 부장, 검사까지 사실상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인물을 부르고 있다. 대통령을 공격하려는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야당 간사인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당 증인 명단을 보면 여전히 문재인 정부 같다"며 "국정감사의 목적은 현 정부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비리를 파헤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기승전 김 여사 관련 증인을 부르면 국민의힘도 거기에 대응해 야당 이슈에 대한 증인을 부르게 되는 것"이라며 "증인 신청 안건부터 새로 협의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모경종 민주당 의원이 "자꾸 이재명 방탄 얘기하는데 이미 수사기관의 수사도 받았고 재판도 현재 일주일에 세 번씩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진짜 방탄하려고 하는 것은 김 여사와 윤 대통령 아니냐. 입법부 기능을 똑바로 하시라"고 반박했다.

특히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하기 위한 토론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가면서 박찬대 운영위원장이 거세게 항의하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작정하고들 나오신 것 같다"고 하자,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비아냥대는 거냐"고 반발하는 등 언쟁도 벌어졌다.

이에 박 위원장은 여야 간사 간 다시 한 번 협의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며 정회를 선언했으나 끝내 간사 간 협상은 불발됐다. 여당 의원들의 퇴장으로 운영위는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증인 명단 의결을 강행했다.

한편 운영위는 이날 회의를 통해 대통령이나 대통령 친인척의 위법사건 수사의 경우 상설특검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시 여당의 추천권을 제한하는 국회 규칙 개정안도 상정돼 소위원회로 회부됐다.전혜인기자 hye@dt.co.kr

16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찬대 위원장이 여당 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 등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건을 통과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찬대 위원장이 여당 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 등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건을 통과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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