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까지 사흘간 부분파업…"활황세 부정적 영향 우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이날부터 사흘간 파업에 돌입한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에만 11차례 부분파업에 나서는 등 조업에 차질을 주고 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과 달리 HD현대중공업은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임금 및 단체협약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모처럼 다가온 조선업 활황세에 찬 물을 끼얹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4시간 동안 동시파업에 나섰다. 이들은 다음 날인 17일에는 4시간, 18일에는 7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할 방침이다.
이번 파업에는 노조원이 조선소 야드를 돌며 경적을 울리는 오토바이 경적 시위가 포함된다. 부분파업 기간 일부 일정은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등 그룹 조선 3사 노조가 함께 파업에 참여한다.
이에 앞서 사측은 기본급 12만2500원 인상(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 성과급 영업이익률 1%당 50%·중대재해 미발생 시 50%, 격려금 400만원, 상품권 30만원 지급 등을 제안한 상태다.
지난달 나온 1차 제시안에서 기본급 2만500원과 상품권 30만원이 추가됐다. 이는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다.
앞서 최근 임단협 타결에 성공한 한화오션의 경우 기본급 11만7404원 인상과 타결 일시금과 상생 격려금 총 370만원 일괄 지급 등의 내용이 들어갔다. 가장 먼저 협상에 성공한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달 기본금 12만1526원 인상과 격려금 300만원 지급 등의 내용으로 임단협을 성사시켰다.
반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HD현대가 제시한 요구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사측이 18일까지 3차 제시안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다음주 추가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 측은 "동종사들의 임단협 타결이 HD현대중공업 3사의 타결조건이 결코 될 수는 없다"며 "지금도 총 재원 안에서 제한적으로 결속 짓자는 말도 되지 않은 논리로 사측이 우기는데다가 임금과 단체협상 요구를 묵살하고 있어 단결과 투쟁으로 이겨내려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의 제시안에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임금피크제 폐지, 휴양시설 확대를 위한 특별예산 50억원 출연, 정년 연장 등이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빠른 일감 확보로 수주량을 늘리고 있음에도 파업이 장기화 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생산성에 차질이 생길 경우 국가 경제 피해로도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2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노조가 51일에 걸쳐 파업에 나섰을 당시 업계 추산 8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사측도 교섭 마무리가 늦어질 경우 실적 개선에 발목이 잡혀 모두의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동종사 최고 수준의 2차 제시안을 전달했으나 노조가 교섭 잠정 중단을 선언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원만한 합의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노조가 신속히 교섭에 복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