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 여의도 TP타워 본사. 신한투자증권 제공
신한투자증권 여의도 TP타워 본사. 신한투자증권 제공
신한투자증권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매매와 관련해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나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장내 선물 매매 및 청산에 따라 1300억원으로 추정되는 손실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주요 경영상황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ETF 유동성 공급자(LP)가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를 했고 과대 손실이 발생했으나 이를 스왑 거래인 것처럼 허위 등록해 손실 발생 사실을 감췄다고 한다. LP는 ETF나 주식워런트증권(ELW) 종목에 매수와 매도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이 증권사의 한 직원이 이 목적에서 벗어나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선물 매매를 하다가 과도한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감추기 위해 허위 스왑거래를 등록했다고 한다.

이 같은 행위는 국내 증시가 폭락한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직전인 8월 2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부 조사를 통해 뒤늦게 이런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직원을 조사한 후 이를 감독당국에 신고했다. 회사 측이 이번에 공지한 손실 금액 1300억원은 지난 6월 말 기준 이 증권사의 연결 자기자본 5조5257억원의 2%를 넘는 수준이자 지난해 순이익의 130%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손실을 은닉한 계좌가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도 있어 손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렇게 편법적으로 선물 매매를 하다 대규모 손실을 낸 것을 놓고 증권가 전문가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반응이다. 신한투자증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사고 원인을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며 어영부영 넘어갈 사안은 아닐 듯 싶다. 신한투자증권의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다행히 고객 피해는 없지만 회사에 큰 손해를 입히고 신뢰도에 금이 가게 만든 이번 금융사고는 일본 닛케이 선물을 불법 거래하다 파산한 영국 베어링스은행 사례를 떠오르게 한다. 엄정한 조사와 처벌은 당연하다. 그래야 편법 매매가 다시는 발을 못 붙인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영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