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이 되는 세 자리는 국회가 선출할 몫이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자 몇 명을 추천할지를 두고 다투면서 아직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다수당인 민주당은 2명을 자신들이 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힘은 관행대로 각 당이 1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협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재판관 정족수 부족으로 탄핵 심판 심리가 정지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 10일 헌법재판소법 23조 1항에 대한 위헌확인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가처분도 신청했다. 이 위원장은 탄핵소추로 지난 8월부터 직무가 정지된 상태로, 후임 재판관이 임명되지 않으면 기약 없는 직무정지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 위원장의 경우처럼 민주당이 부처 장관이나 이재명 대표를 수사한 검사 등을 줄줄이 탄핵해도 헌재 기능이 정지되는 까닭에 이를 심판받을 길이 막히게 된다. 만에 하나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도 마찬가지다. 그 순간 국정은 올스톱되는 것이다.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2017년 1월 박한철 소장 퇴임 후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돼 같은 해 11월 이진성 소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헌재는 10개월 가까이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2018년에는 이진성 소장 등 5명이 퇴임하면서 사상 초유의 '4인 체제'가 됐다. 국회가 후보자 3명의 추천 몫을 두고 샅바 싸움을 벌이면서 한 달 가까이 헌재 기능이 정지됐다. 법조계와 학계는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독일처럼 헌재가 재판관 후보를 직접 의회에 추천하는 비상추천제도, 재판관 수가 정수보다 적어진 경우 재판에 참여하도록 임명된 예비 재판관 제도, 후임 임명시까지 재판관 임기를 연장하는 제도 등의 도입을 주장해왔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관 인선 지연은 국회의 무능력이자 직무유기다. 여야는 하루빨리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재판관 인선에 나서 혼란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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