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콘서트 연계해 열려 성황 국내 95개사… 日 340곳 참가 한류박람회가 12년 만에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한국과 일본 기업 435개사가 참여했고, 4만명 이상의 참관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가 11일부터 이틀간 연 '2024 도쿄 한류박람회(Korea Brand & Entertainment Expo 2024, Tokyo)'는 공연 등 이벤트와 연계해 한국 우수 상품을 홍보하는 한류상품 수출마케팅 행사다. 최근 4차 한류 열풍을 맞이한 일본 시장 진출의 다변화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박람회는 'SBS 인기가요 라이브 in 도쿄' 콘서트와 연계해 진행됐다. 일본 최대 공연장 중 하나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TWS(투어스), ITZY(있지), NCT 127(엔시티_127) 등 14팀의 한국 아티스트들이 한류를 알렸다. 코트라는 이번 한류박람회를 수출 활성화의 전략적 기회로 삼았다.
유정열 코트라 사장은 "내년 양국 수교 정상화 60주년과 오사카 세계엑스포 개최를 앞두고, 일본 내 한류박람회를 준비했다"며 "양국 관계 개선 분위기 속에서 한류가 산업·문화 교류의 촉매제가 돼 수출·경제협력이 강화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어 상담= 340여명의 일본 바이어가 몰렸다. 하루 만에 총 736건의 상담(1800억원 규모)이 이뤄졌다. 향후 6개월 내 계약 예정 금액을 의미하는 계약추진액은 580억원을 웃돌았다.
기업 간 거래(B2B) 수출상담회 행사장에는 95개 국내 기업의 대표자들이 자리했다. 이들은 눈코 뜰 새 없었다. 국내기업 수 대비 3배가 넘는 바이어들을 상대하느라 정신없이 분주했다.
이병욱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 도쿄무역관 부관장은 "인기 많은 기업은 상담이 모두 잡힌다. 신청하지 못한 바이어도 방문하기 때문에, 사실상 만날 수 있는 바이어 수는 더 많다"며 "일부 기업은 연이은 상담으로 식사도 거르고 일했다"고 전했다. 이날만 총 6건의 MOU가 이뤄졌다. 소비재 분야에서 311억원, 소부장 분야에서 13억원 이상의 계약이 체결됐다.
캔들 방향제와 디퓨저 등을 제조하는 기업인 '팩토리노멀'은 이날 일본 바이어사 '로프트'와 MOU를 맺는 성과를 냈다. 로프트는 일본 3대 버라이어티샵(잡화상점)이다. 5321명의 직원을 두고, 일본 내 138개 직영점과 26개 가맹점을 둔 대형기업이다.
하정윤 팩토리노멀 대표는 "바이어들은 한국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제품을 원했다"며 "한국에서 인지도가 있는 제품을 일본에 소개해야 한류를 타고 더 많이 판매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로폴리스를 이용해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유니크바이오텍'도 몰려드는 상담에 분주했다. 프로폴리스는 벌이 식물들의 표피, 잎 등에서 채취한 수지(Resin)에 타액을 혼합해 만든 물질이다. 벌통 내 세균번식과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항염증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천연 항생제'로 불린다.
'한강 라면' 신조어를 만드는 데 기여한 범일산업의 라면조리기도 바이어들의 '러브콜'이 잇따랐다. 한국 라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라면조리기도 현재 30개국에 수출 중이다.
신영석 범일산업 대표는 "한류의 영향으로 K-푸드에 인식이 좋아지고 있다. 과거에 좋지 않았던 일본 경기도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어디나 보면 수출여건은 녹록지 않다. 힘들지만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면서도 "한 번 성사될 때마다 짜릿함이 있다. 그 결과물들을 보고 계속 노력하고 있고, 잘될 것 같다"고 했다.
◇비이어 반응="일본 아마존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첫 번째가 K-화장품, 두 번째 K-푸드, 세 번째 K-패션 제품이다. 그만큼 한국 제품이 일본에서 굉장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일본 도쿄 한류박람회 B2B(기업 간 거래) 수출상담회에서 만난 나카가와 요시코 후지아 통상 합동회사 사업본부장은 "오전에 일본 아마존과 미팅을 하고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국내 K-푸드 기업인 '영풍'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앉은 자리에서 한 시간이 넘도록 영풍과 대화를 이어갔다. 영풍은 떡볶이, 라볶이, 부침개 등 대표 K-푸드를 전자레인지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농업회사법인이다. 지난해 212억 달러 일본 수출 실적을 올렸다.
바이어들의 가장 많은 이목을 끈 것은 K-뷰티, 화장품이다. 일본 화장품 분야 4대 도매회사인 주식회사 아라타의 요시히로 타다시 총괄매니저도 박람회를 찾았다. 일본 전역 4만5000개 점포에 납품을 총괄하는 요시히로는 쉴 틈 없이 박람회 현장을 누볐다.
요시히로는 "다수의 매력적인 브랜드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즐겁게 상담할 수 있었다"며 "특히 스킨케어 분야에서 메디필은 일본에서도 충분히 판매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고 했다.
도쿄(일본)=이민우기자 mw38@dt.co.kr
지난 12일 열린 '2024 도쿄 한류박람회' 모습. <도쿄 한류박람회 공동취재단>
지난 12일 열린 '2024 도쿄 한류박람회' 개막식에서 관계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제공>
지난 12일 '2024 도쿄 한류박람회'에 참석한 이성경 배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