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년 2개월 만에 '긴축 터널'에서 빠져나와 완화 기조로 돌아섰습니다. 그동안 수도권 집값 과열 우려 등으로 금리 인하를 주저했지만 내수 부진이 더 심각하다고 판단,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에 내린 결론이라 볼 수 있습니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면서 한미 금리 격차가 줄어든 것도 한은의 통화 정책에 숨통을 트이게 해줬죠.
긴축 종료로 고금리에 시달렸던 서민 대출자들은 한숨을 돌리며 대출금리가 바로 내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대출금리 인하 효과는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내리면 대출금리 등 금리들이 하락할 것이라 생각되는데, 왜그럴까요.
금리인하 효과가 반영되려면 1년이 가까운 시간이 소요됩니다.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시장금리는 이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돼있어요. 가계대출 증가 폭도 여전히 커 은행들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높이는 추세입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 7~8월 사이 22차례에 걸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이달들어 또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직전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8월22일 연 3.64~6.04%에 비해 금리 상단과 하단 모두 높아진 상태입니다.
'집값'과 '가계대출'이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기에, 당분간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대출금리를 눈에 띄게 낮출 가능성이 낮다는 뜻입니다.
정부의 압박도 계속되고 있어요.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금융위는 최근 가계부채 관리를 가장 철저히 해야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우리 경제 주요 부담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는 금리 인하에 따라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 등으로 언제라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사 스스로 자체적인 관리 노력을 계속해 나가되, 가계부채 위험이 지속되는 경우 필요한 감독수단을 모두 활용해 적기에 과감히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등 철저한 관리 기조를 유지할 것"을 당부했어요.
금통위가 있었던 지난 11일, 실제로 부동산에는 금리인하로 인해 아파트 값이 얼마나 내렸는지 문의하는 연락이 쏟아졌다고 해요. 저도 궁금해서 아는 부동산에 물어봤지만, 이미 대출규제로 돈줄이 묶여 있어 집값은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고 합니다. 이달 한은의 금리인하로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는 이유도 한몫 한다고 해요.
일각에선 이달 금리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도 많이들 예상해요. 추가로 금리가 내리면 변화가 생길 수 있단 전망도 내놓고 있어요.
최대한 낮은 대출금리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투자자들, 조금 더 인내심을 가져봐야할 것 같네요.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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