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기관 심사 통과 비율 높아 최근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서울보증보험 상임감사를 맡으면서 논란이 빚어진 가운데, 대통령실 출신 퇴직공직자의 99%가 재취업 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인사혁신처에서 제출받은 '퇴직공무원 취업심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10명 중 9명이 취업 심사를 통과하며, 대통령실·검찰청·국세청·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퇴직공직자가 전체 퇴직공직자에 비해 심사 통과 비율이 훨씬 높은 상황이다.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 신청 건수가 많은 20개 기관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국세청과 감사원 출신 퇴직공직자는 각각 151명과 58명이 취업 심사를 신청해 한 명 예외도 없이 모두가 심사를 통과했다. 대통령실 출신도 107명이 취업 심사를 신청해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취업 허가를 받아냈다.
국세청과 감사원, 대통령실 외에 취업 허가 비율이 높은 상위 10개 기관 중에는 국가정보원, 검찰청, 경찰청, 금융감독원 등 소위 권력기관이라 불리는 곳들이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권력기관 출신 퇴직공무원일수록 재취업이 잘된다는 소문이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또 취업 심사 신청을 한 퇴직공무원 중 10명 중 9명이 심사를 통과하고 있어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 법관 및 검사,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 4급 이상 공무원 등은 퇴직일로부터 3년간 법이 정한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이 기간 내에 취업하려면 공직자윤리위에 취업 승인 신청서를 제출해, 퇴직 전 5년간 소속된 부서(고위공직자는 소속기관 전체)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지를 심사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만 예외 허용 요건이 광범위해 취업 허가가 쉽다는 게 용 의원 측 지적이다. 예외 허용의 주요 내용은 국가 안보나 대외경쟁력 강화 필요, 공공의 이익 부합, 취업심사 대상기관의 경영개선이 필요한 경우, 전문성이 있고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은 경우 등이다. 업무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예외 조건과 무관하게 바로 취업이 허용된다.
가장 많은 허가 사유는 '업무 관련성이 없고,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인데 현실은 이와 다르다고 용 의원은 강조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찰의 로펌행은 업무 관련성도 있고, 영향력도 행사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외에도 금융감독원 출신이 금융권으로, 국세청이나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이 대기업 임원으로 갈 수 있는 것도 국민의 눈높이와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 의원은 "권력기관 출신은 퇴직 이후에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큰 만큼 더욱 엄격하게 취업제한 심사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며 "취업제한제도 예외 규정을 대폭 손질해 제도 취지를 살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