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13일 자료를 내고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영풍이 조달한 자금 규모와 성격을 따져 이들이 경영권을 약탈한 뒤 부채비율이 40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사는 20% 이상의 내부수익률(IRR)을 목표로 하는 투자를 진행한다"며 "이 경우 이들이 투자 원금 회수 외에 이자 등 자본비용으로만 고려아연에서 연간 2400억원을 회수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려아연은 또 "MBK와 영풍은 향후 고액의 배당은 물론 자산 매각, 핵심 기술 유출 등을 전방위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은 현 23%에서 3년여 만에 400%를 넘어서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하게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30년엔 424%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반면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에 사용되는 금융사 차입금은 이자율이 연 4~6%대 수준"이라며 주당 매수 가격 89만원에 대한 자금을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연간 1300억원 대의 금융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려아연은 "더 고가에 공개매수를 진행하더라도 금융비용은 상대적으로 더욱 적은 셈"이라며 "MBK·영풍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단기 금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직원들이 더욱 힘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또 MBK·영풍 연합이 무지한 계산법으로 또다시 투자자들을 혼란하게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MBK는 자료를 내고 "고려아연이 향후 6년 간 연 1조2000억원의 현금을 창출해도,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인한 차입금 상환, 이자와 배당금과 법인세, 제련업 시설 투자·보수 비용과 트로이카 드라이브 투자 비용 등으로 2030년 부채비율이 244.7%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신사업인 트로이카 드라이브가 자회사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예상 투자액(15조2000억원)을 빼고 부채비율을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MBK·영풍은 이를 포함해 고려아연의 2030년 부채비율이 200%대를 넘어설 거라고 주장했다는 지적이다.

고려아연은 "이들의 만들어 낸 계산법에 굳이 맞추자면 MBK·영풍이 경영할 경우 부채비율이 1200%라는 비현실적인 수치가 나온다"며 "트로이카 드라이브 투자액을 전부 고려아연이 감당할 거라는 가정 하에 부채비율을 계산한 것은 회사 사업구조에 대한 이해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최윤범(왼쪽)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각 사 제공
최윤범(왼쪽)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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