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직원이 10일 경기 평택 디지털파크 내 실차 시험소에서 전기차 충전기를 실제 차량과 연결해 충전 중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테스트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한국, 미국, 유럽 등 각 국가별 전기차 모델로 EV충전 테스트를 하고, 만약의 화재 사고에 대비한 침수·센서 기기가 완벽 구비돼 있다. 주변 기기에서 뿜어내는 전자파에 대한 내구성 테스트를 위해 국내 최고 스펙을 가진 설비로 낙뢰 테스트도 진행한다. 북미, 유럽 시장 규제 대응을 위한 맞춤 설비도 갖췄다.
LG전자가 10일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점 찍은 전기차 충전설비의 차별화 된 기술력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이 사업을 포함해 BS(비즈니스솔루션) 본부에서만 10조원의 매출을 달성, 전체 매출의 45%를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 부사장이 10일 경기 평택 디지털파크에서 LG전자의 비즈니스 솔루션(BS)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충전 인프라. 전기차 가격, 화재 이슈 등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줘야할 때"라며 "전기차 시장이 초기 보조금 중심으로 형성되다보니 높은 불량률이 문제였다. 이에 품질과 신뢰성으로 승부를 걸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올 1월 텍사스 공장을 오픈해 미국 EV충전 사업을 시작했고, 올 4분기에는 유럽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후발주자이지만 북미를 중심으로 유럽·아시아로 얼마나 넓히는지가 관건이라 본다. 현 상황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LG전자는 미래사업 전략과 함께 B2B 사업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도슨트투어를 했다. 다만 이날 투어는 보안상 영상·사진촬영이 금지됐다.
먼저 EV 실차실험소를 둘러봤다. 실험소는 전기차 충전기 쇼룸과 함께 3개 영역(슬롯)으로 구분해 한국, 북미. 유럽 각 지역별 충전 규제에 맞춰 테스트가 진행됐다.
쇼룸에는 한국·북미·유럽용 충전기가 전시돼 있었다. 인상적인 점은 각 충전기마다 대형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는데, 이를 통해 결제 등 충전과 관련된 화면뿐 아니라 각 사업자들이 원하는 광고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도록 구성됐다. 각 사업자가 충전 외 추가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요인으로 보였다.
충전 테스트의 경우 한국의 경우 현대차 아이오닉6, 미국은 테슬라 모델3, 유럽은 BMW iX1을 실제 구매해 각 지역별 최적화 테스트를 진행했다. 특히 최근 이슈인 화재와 관련해 안전성을 자신했다. 각 지역별 기준에 맞춘 완속 충전기인 7㎾부터 초고속 350㎾까지 구비됐으며, 480㎾ 충전기 시험 공간도 준비 중이다.
각 슬롯은 간이 수영장 또는 욕조와 같은 형태로 구성됐는데, 만약 차량에서 화재가 날 경우 5분 내에 차량 배터리가 침수되도록 설계됐다. 또 가스감지기와 열화상 카메라로 화재 이상징후를 사전에 인지하도록 했으며, 벽면과 천장은 한시간 이상 화염에 견딜 수 있는 내화 재질이 적용됐다고 한다. 이 외에 과전화비율 등의 응급상황을 감지하는 센서도 설치돼 안전에 만전을 기한 것이 엿보였다.
LG전자 전자파 시험소에서 전기차 충전기의 전자파 방출량을 테스트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전기차 충전 과정에서는 전자파가 발생하고, 반대로 주변 가전기기 등이 뿜어내는 전자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상호 제품간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각 국가별 규제도 엄격하다.
EMI챔버는 전기차 충전기의 전자파 방출량을 테스트하는 장소로, 360도 회전하는 턴테이블 장비 위에 충전기를 설치해 두고 1~4m까지 안테나 높이를 움직여 다양한 각도에서 전자파 방출량을 측정하도록 했다. 사방의 벽과 천장은 긴 사각뿔로 도배됐는데, 이는 전자파를 흡수해 정확한 방출량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테스트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열을 대비해 배기구를 설치하고, 대용량 항온항습기로 온·습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방문한 EMS쉴드룸은 반대로 낙뢰, 과전압, 정전기 등의 가혹한 환경에서 전기차 충전기의 내구성을 측정했다. 예를 들어 전기낙뢰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테스트를 하기도 하는데, 최고 200암페어까지 측정 가능해 국내 설비 중 최고 스펙이라고 한다.
LG전자는 이날 EV충전 사업 솔루션 외에도 마이크로·투명 LED, OLED 샤이니지 등 디스플레이 솔루션과, 항공·의료·전문가용 모니터 등의 B2B 사업 전략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