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결국 '공개활동 자제'를 바란다고 직접 밝히면서 '전략적 인내'가 끝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7·23 전당대회 기간 친야(親野)매체에 '한동훈 후보 공격 사주'한 녹취가 나온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김 여사의 '김영선 공천' 논의 의혹이 불거진 명태균씨를 비판하며 '구태 정치'를 부각시켰다.
한 대표는 9일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기자들을 만나 '친한동훈계에서 김 여사가 활동을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질문에 "어떤 의원들이 뭐라고 말했는지 몰랐는데 저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활동 자제가 필요하다는 말인지' 재차 물은 것엔 답변하지 않았다. 친한계 박상수 당 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김 여사가 국민 머릿속에 계속 떠오르는 것 자체가 지금 당정에 큰 부담이기 때문에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원외당협위원장 연수 비공개 자유토론에도 위원장 90여명 일원으로 참석한 그는 "'이런 발언까지 나오네?' 하는 게 있었다. '김 여사 특검을 해야된다'든가 '당이 주도해서 가야 된다'든가"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제2부속실 재설치 이행도 촉구했다.
한 대표는 앞서 6일 친한계 의원 21명과 만찬, 7일 원외당협위원장 연수에서 김 여사 문제에 '지켜보고 대응하자'고 한 바 있다. '엄중'한 문제여서 '결단'의 시기가 올 수 있다고도 했다.
친한계 신지호 당 전략기획부총장은 지난 8일 MBN에 출연해 "최후 마지노선을 지키기 위해" 결단을 내릴 때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만찬 전 단독 대면' 요청을 거절하기 전인 지난달 18일 한 신문에 "지금은 인내가 필요한 때"라고 했었다.
앞서 한 대표가 7월10일 서울의소리 통화 녹취 등을 근거로 감찰을 지시한 뒤 김 전 행정관은 공기업 감사직을 사퇴하고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이쪽도 한동훈 X파일을 찾고 있다'는 6월 녹취가 추가 공개된 뒤 한 대표는 8일 "공격사주 공작이 계속 드러났다"고 겨눴다. 또 "그런 공작들에도 불구하고 당원·국민께서 압도적으로 선택해 맡겨주셨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또 "정치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명모씨' 관련 일들"을 지목했다. 명씨는 김 여사에게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요청한 정황 등이 드러난 상황이다.
한 대표는 이날 취재진에게도 "다수 유력정치인이 정치 브로커에게 휘둘리는 것처럼 보인다"며 명씨의 이름을 "(최근) 처음 들어본다"고 답했다. 당내에선 김성태 전 의원이 명씨를 신속히 구속하자며 "(명씨 주장처럼) 진짜 대통령이 탄핵·하야되는지 한번 보자"고 했다.
한편 명태균·김영선·김대남 3인은 각각 국회 행정안전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응하고 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검찰 수사, 김 전 행정관은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의소리 기자를 고소한 사건 경찰 수사를 이유로 불출석 이유서를 냈다.
한기호·전혜인 기자 hkh89@dt.co.kr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정문 앞에서 10·16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윤일현(왼쪽) 금정구청장 후보와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