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광이 아름다운 강원도 양양 지역의 땅값이 3.3㎡(평)당 최고 8000만원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호재와 관광객 급증으로 생활형 숙박시설(생숙)의 건설도 한창이지만, 과잉 공급 우려와 더불어 지가 상승으로 추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양양 최고의 '핫플'로 꼽히는 인구나 죽도해변의 해안가 부지 가격은 3.3㎡당 7000만-8000만원에 달한다. 도립공원 해제 후 개발사업이 가속화하는 낙산해변의 지가는 3.3㎡당 4000만~5000만원 수준이다. 송전·동호·정암해변 등 바다 조망이 가능한 땅도 3.3㎡당 1000만~3000만원대다.
수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인해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숙박과 리테일 시설 등 부동산 수요가 늘어났다. 양양군이 스마트관광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10월(누적)까지 양양을 방문한 사람은 1388만명에 달했다.
양양이 서핑 등 해양 레저스포츠와 유흥 문화의 명소로 각광받은 지난 몇년 간 우후죽순 숙박시설을 짓고 분양하기 시작했다.
특히 호텔 브랜드 운영사 등을 앞세운 하이엔드 생숙은 호텔이 부족한 양양에서 단기숙박 수요를 흡수했다. 덕분에 양양은 생숙의 '성지'라고 불렸다. 특히 양양군 현남면 낙산해변에는 대형 생숙만 6곳이 이미 준공했거나 공사 중에 있다. 준공까지 끝낸 '그랑베이낙산'과 '르부르 낙산'의 분양률은 거의 90%에 이른다. 이밖에 이수건설이 시공하는 '브라운스톤 양양 오션앤스위트'를 비롯해 피데스개발이 공급하는 '인스케이프 양양 바이 파르나스', '플럼바고 양양', '세인트존스 양양' 등이 현재 시공 중에 있다.
상업부동산 중개업계 관계자는 "양양 해안가 땅은 코로나 전만 해도 평(3.3㎡)당 1000만원 하던 것이 5000만원까지 올라 거래되곤 한다. 바다가 보이는 땅은 5000만원이지만 바로 뒤쪽 땅은 1000만원, 더 뒤쪽의 땅은 300만~5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바다 조망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공사 중에 있는 생숙들은 미분양으로 남을 우려까지 커졌다. 해당 사업지들의 현재 기준 분양률은 20% 수준이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4500만원에 달하는 인스케이프 양양의 경우 지난 2022년 분양을 시작했지만 올해 들어서야 분양률 50%를 넘겼다.
인근 생숙들에서 이른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가 붙은 매물도 다수 출회하고 있다. 많게는 2000만원대의 마피도 나타났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문제가 된 것은 도시의 주거용 생숙인데 실제로 양양 지역에까지 생숙 기피가 퍼진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서핑 손님이나 '한 달 살이' 수요, 관광객도 예년만큼 많지 않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덜 하다. 미준공 생숙들의 준공이 나는 내년과 내후년은 공급 과잉으로 수익률이 기대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